얼마 전 40대 남성이 좌측 팔꿈치가 아프다며 클리닉에 내원했다. 보름 전부터 좌측 팔꿈치주위로 만지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있으며 심할 때는 물건을 전혀 들지 못할 정도라고 했다. 검사를 해보니 테니스엘보우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양복차림의 사무직인 걸로 보여 혹시 요즘 골프를 시작하지 않았냐고 물어보았더니 맞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연습장에서만 스윙을 하다가 얼마 전부터 필드에 나가 골프를 치기 시작했는데 아직 많이 미숙해서 스윙하다가 땅도 많이 치고 자세도 불안하다고 했다. 팔꿈치통증이 골프로 인한 것임을 설명하고 침치료를 해준 후 당분간 골프를 중지할 것과 몇가지 생활상의 주의법 및 집에서 자가로 할 수 있는 치료법을 알려주었다. 며칠 후에 다시 클리닉을 방문했을 때는 "통증이 처음보다 많이 호전되었다"면서 "테니스엘보우가 골프 때문에 올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며 신기해하는 것이었다.



골프가 대중화되면서 요즘은 골프로 인한 스포츠 손상 환자들이 많이 늘었다. 골프로 인한 손상부위가 이전에는 허리 쪽이 많았던 반면에 요즘은 테니스엘보우라고 불리우는 상완골 외측상과염(lateral epicondylitis) 환자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테니스엘보우는 외측상과부위의 인대가 손상됐을 때 발생한다. 그런데 “이 질환은 테니스엘보우입니다” 라고 설명하면 많은 환자들이 "저는 테니스를 쳐본 적이 없는데요"라고 대답하며 의아해한다. 원래 테니스엘보우는 백핸드 스트로크를 칠 때의 충격으로 자주 발생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실제로 요즘엔 테니스로 인해 테니스엘보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10%도 되지 않는다. 이는 단지 처음에 이름이 그렇게 지어졌을 뿐 테니스와는 크게 상관없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테니스엘보우의 경우 통증부위는 팔꿈치 쪽이지만 실제로는 손목 힘을 과도하게 유발시키는 동작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테니스엘보우를 일으키는 근육은 전완의 바깥쪽에 있는 장요측수근신근, 단요측수근신근, 총지신근, 척측수지신근인데 이는 주로 손목을 움직이는 근육들이다. 그래서 주로 손목 힘을 많이 쓰는 주부들이나 노동자에서 올 수 있다. 또한 골프에서 스윙 시에 땅을 반복해서 치는 경우나 스윙 시 자세가 불안정할 경우 손목에 가해지는 힘이 이들 근육으로 옮겨가기 때문에 테니스엘보우가 오는 것이다.



치료의 시작은 일단 운동을 중단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클리닉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대개 테니스엘보우는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휴식과 치료를 병행한다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나을 수 있는 질환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치료법은 얼음찜질과 마사지를 하는 방법이 있다.



아픈 팔꿈치가 감각을 잃을 때까지 5분에 3회 가량 앞뒤로 움직이면서 얼음을 움직인다. 이때 얼음은 물기가 직접 피부에 닿지 않게 겉을 비닐과 천으로 감싸는 것이 좋다. 엄지손가락이나 첫번째, 두번째 손가락을 이용해 아픈 부위를 앞뒤로 움직이면서 마사지한다. 이 과정을 하루에 수회 이상 반복하고 이 같은 방법에도 별다른 호전이 없다면 반드시 클리닉을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





◇채진석 과장 약력

제인한방병원 한방침구과 과장

분당차 한방병원 전문의 취득

한방침구과전문의

대한침구학회정회원

대한추나학회정회원

체형사상학회정회원

응용근신경학회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