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시장에 정통한 비즈니스 전략가 척 마틴(Chuck Martin)은 <서드 스크린>에서 기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모바일화할 준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 세계에 뛰어들어 ‘모바일화한 상태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책에는 저자가 모바일업계의 경영자들과 1000건이 넘는 인터뷰를 진행하며 얻은 실용적이고 실천 가능한 모바일세계의 생존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전문가의 눈으로 바라본 모바일 비즈니스 환경의 변동점에 대한 분석과 그에 따른 모바일마케팅 전략에 대해 상세히 살피고 있다.
책에서 말하는 퍼스트 스크린(First screen)은 TV로,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에 있어 첫번째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수많은 가정이 똑같은 프로그램을 시청함으로써 똑같은 상업적 메시지에 노출되고 그에 따라 단일 기업으로부터 다수의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단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 두번째 스크린 혁명을 일으킨 세컨드 스크린(Second screen)은 컴퓨터다. 기업은 컴퓨터를 통해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손쉽게 피드백을 얻고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고객을 참여시킬 수 있게 되었다. 서드 스크린(Third screen) 시대를 연 것은 바로 스마트폰이다. 기업과 소비자 간의 직접적인 소통을 업그레이드했으며 소비자는 이동하는 동안에도 실시간으로 정보나 의견을 서로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서드 스크린의 새 물결은 ‘탈구속적 소비자(untethered consumer)’, 즉 기존의 제한된 환경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소비자의 출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기업이 보내는 방송 메시지나 전통적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소비자들은 매우 활동적이며 늘 켜져 있는 모바일기기를 이용해 행동하고 교류한다. 소비자의 탈구속적 속성에 주목한 일부 기업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자유로움을 극대화하는 상품 및 서비스가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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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회사가 ‘제왕’적 지위에 올랐음을 알 수 있는 것은 그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행동이 하나의 ‘브랜드 동사(verb branding)’가 되었을 때다. 아마 구글의 사례가 대표적일 것이다. 구글이 전 세계 인터넷검색 시장을 장악했을 때 사람들은 무언가를 검색하는 행위를 가리켜 ‘구글한다’라고 표현하기에 이르렀다. 명목상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가치 있는 고객 체험 자체가 실질적인 상품이 된 것이다. 모바일은 지금까지의 다른 어떤 플랫폼보다 브랜드 동사 제품과 서비스를 탄생시키기에 적합하다. 모바일이 하나의 산업으로 성숙해감에 따라 ‘브랜드 동사화’하는 기업, 제품, 애플리케이션이 계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단 브랜드 동사는 단순히 홍보를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며 소비자가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모바일은 단순한 또 하나의 판매채널 또는 광고수단이 아니라 그 이상이다. 소비자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고객의 기대를 변화시킨다. 앞으로 모바일이 우리 생활에 미칠 영향은 지금까지 겪었던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클 것이다. 모바일, 즉 서드 스크린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승리자가 되고자 하는 기업은 보다 더 영민해야 하고 기민해질 필요가 있다.
척 마틴 지음 / 비즈니스북스 펴냄 / 1만 6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