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오싹한' 5대 질환
하루하루 수많은 스트레스를 버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 그래서인지 요즘 ‘등이 뻐근하다’거나 ‘담이 들었다’며 등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등은 목·어깨·허리 등 우리 몸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은 관절과 근육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중요한 부위다.



이러한 등에 통증이 오는 것을 그저 단순한 근육통으로 여겨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내버려 두게 되면 목 등 인접부위의 건강 악화는 물론 하반신까지 마비될 수 있다.

등 통증을 유발하는 5가지 질환을 알아보고 치료·예방법을 알아두자. 

◆근막동통증후군, 어깨서 내려와 등 전체로…'통증 숨바꼭질'

등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근막동통증후군이다. 근막은 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얇고 투명한 막이며, 근막동통증후군은 근육에 갑자기 스트레스가 가해지거나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하면 결절이 생기고 뭉쳐지면서 통증이 생기는 현상이다.

이러한 근막동통증후군은 통증 유발점을 눌렀을 때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압통과, 통증 부위가 인접 부위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 같은 활동성 통증을 특징으로 한다.

등 자체에 통증 유발점을 갖는 경우도 있으나 주로 뒷목, 어깨, 허리 근육에 발생해 등 부위로 연관통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흔히 목이나 어깨의 근육들이 장시간 쉬지 못하고 과도하게 긴장해있을 때 나타난다.

경미한 경우 휴식과 약물·운동치료를 통해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주사치료를 함으로써 통증 유발 부위의 섬유화를 막을 수 있다.

관련 교감신경에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면 혈액순환의 촉진을 도울 수 있고, 통증물질이 제거되며 흥분된 신경이 가라앉아 쉽게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잘못된 자세를 개선하는 한편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작업을 피하고 때때로 스트레칭을 해주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목디스크, 경추에서 발생한 통증이 등쪽으로

막상 아픈 부위는 등인데 그 원인은 목에 있는 경우도 있다. 목디스크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목디스크 환자 네명 중 한명은 목은 아프지 않은데 어깨나 팔, 손, 등 부위가 아프거나 저리는 증상을 경험한다.

등에 통증이 있을 경우 단순한 근육통인지 혹은 목디스크와 같이 오래 방치해서는 안 되는 질환인지 감별이 매우 중요하다.

목디스크의 경우 뒷목이 아프면서 어깨·팔·등 쪽으로 뻗어가는 통증을 동반한다. 이를 ‘방사통’이라 하는데, 목 쪽 척추인 경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밀려나와 경추신경을 압박하고 이 신호가 말초신경과 운동신경을 타고 내려가면서 어깨나 등, 심한 경우 다리에서까지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목디스크 초기에는 소염진통제나 물리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본치료나 운동요법으로 별 차도가 없거나 견디기 힘든 통증 또는 마비증세가 있을 때에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점액낭염, 꽉 끼는 브래지어 후크가 척추돌기 염증 유발

여성들 중에는 간혹 잘못된 속옷 착용으로 등 통증을 겪는 이들이 있다. 브래지어의 후크와 맞닿는 부분의 등뼈에 통증을 느끼는 것.

꽉 끼는 속옷의 후크가 흉추의 돌기 부위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면서 이 부위를 감싸고 있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긴 경우이다.

우리 몸의 모든 관절은 움직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마치 윤활유와 같은 점액이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데, 이것을 담고 있는 주머니가 점액낭이다. 이 주머니에 염증이 생기면 물이 점점 더 많이 생겨 부풀어오르게 된다.

이때 쑤시고 아리듯이 통증이 발생하는데 반듯이 누웠을 때 척추 뼈가 바닥에 닿으면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감염에 의한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외상이나 만성적 자극으로 인해 발생한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으나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점액낭염의 치료는 초기에 발견할 경우 염증 및 통증 완화를 위한 얼음찜질, 열찜질,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으로 대부분 호전된다. 만성적으로 진행된 경우엔 신경치료를 한다.

◆후방관절증후군, 흉추 연결하는 관절이 삐걱삐걱

흉추 자체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척추를 이루는 마디마디도 하나의 관절이기 때문에 몸 동작에 따라 원활한 움직임이 필요한데 나이가 들수록 관절이 닳거나 충격으로 인해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처럼 목에서부터 등, 허리, 꼬리뼈로 이어지는 척추의 마디마디를 길게 연결하는 관절은 척추의 바깥쪽에 위치해 있어서 ‘후방관절’이라고 불린다. 여기에서 퇴행이나 염증에 의해 발생한 통증을 후방관절증후군이라고 한다.

흉추의 경우 요추에 비해 움직임은 적은 편이지만 갈비뼈와 함께 심장이나 폐, 간 등 주요 내장기관들을 지탱할 뿐만 아니라 어깨를 비틀거나 등을 구부릴 때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후방관절증후군은 간단한 주사치료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인대강화증식주사라고 불리는 프롤로테라피는 약해진 관절 주변과 인대를 튼튼하게 만들고 염증을 줄여주는 주사요법으로 5~10분 내에 시술이 가능하다.

프롤로테라피 주사는 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잡아주면서도 매우 간단한 치료법이기에 환자들에게 특히 선호된다. 하지만 관절의 손상이 심하고 증상이 악화돼 있는 상태라면 자극을 차단하는 신경차단술이나 고주파열응고술이 필요할 수 있다.

◆갈비뼈 염좌, 갈비뼈 '삐끗'했을 때 조심

갈비뼈는 흉추에 연결돼 있다 보니 등 통증과 깊은 연관이 있다. 발목이나 손목을 삐는 것처럼, 갈비뼈에도 염좌가 생길 수 있다.

염좌란 뼈마디에 붙어있는 인대와 힘줄(건)의 미세 손상으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즉 갈비뼈 염좌는 흉추와 갈비뼈를 이어주는 인대에 손상이 나타난 것이다.

등이나 가슴 부위의 외상, 무리한 행동, 잘못된 동작 등이 원인이다. 넘어져서 가슴에 타박상을 입은 경우나 침대를 정리하거나 차의 뒷문을 닫기 위해 몸을 돌릴 때, 100m 경주를 출발할 때 등과 같이 아주 경미한 동작에 의해서도 삐끗할 수 있다.

X-레이를 비롯한 각종 검사장비에서는 이상소견을 잡지 못하기 때문에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며칠이 지나면 통증이 없어지며, 간혹 이런 미세손상을 간과해서 만성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2~3일 이상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질 경우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 물리치료를 통해 통증이 완화될 수 있으며, 이미 만성 통증으로 이행한 경우 통증클리닉을 통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