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숙에서 별 다섯개 특급 호텔까지. 우리 경제와 함께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며 ‘굴뚝 없는 산업’이라 불리던 숙박산업. 그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확 바뀐 ‘잠자리’, <머니위크>가 이불 속을 파헤쳐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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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1시30분. 진모씨(30)가 광화문역 한복판에서 발을 굴렀다. 경기도까지 가는 대중교통은 이미 끊긴 상황. 택시를 타자니 잡히지도 않을뿐더러 할증까지 붙은 요금을 생각하니 차라리 근처 숙박업소를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내일 업무를 위해 다시 새벽차를 타야 할 터. 진씨는 스마트폰을 켜고 ‘당일예약’서비스로 반값 이상 할인해주는 숙박앱을 검색했다.
# 친구와 생일파티를 계획한 강모씨(27). 최근 파티룸으로 꾸민 테마형 모텔이 있다는 소식에 즉각 검색에 나섰다. 업체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누르려는 순간, 강씨의 친구가 말한다. “너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친 인터넷용어)이니?” 친구 A씨는 스마트폰 앱마켓에서 ‘모텔’을 검색, 이용자들의 후기를 꼼꼼히 읽은 후 한 업체를 선택했다. 무엇보다 대실시간도 연장해주고,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권을 제공한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바야흐로 ‘숙박앱’의 춘추전국시대다. 스마트기기를 통한 숙박예약이 대중화되면서 손쉽게 당일 예약하고 체크인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숙박상품 중 당일 예약건수는 전년대비 112% 급증했다. 당일예약 중에서도 모바일을 통한 예약건수는 전년대비 124% 늘었다. 모바일을 통한 당일예약비중이 90%에 달하는 것이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숙박예약서비스를 기초로 다양한 관련서비스를 진행하는 숙박 O2O(온·오프라인 연계)플랫폼산업이 북새통을 이뤘다. 숙박상품군은 호텔과 리조트, 펜션에서 모텔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들은 앱 이용 시 반값 이상 할인해주거나 대실시간을 늘려주는 등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5성급 호텔도 저렴하게
호텔과 리조트 등은 당일예약서비스를 통해 공실인 숙박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최근 우후죽순 생겨난 당일 호텔예약서비스앱이 대표적인 사례다. 5성급 호텔도 예외가 아니다. 공실 시 ‘땡처리’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선을 보인다.
△인터파크투어 = 인터파크투어는 모바일앱을 통해 매일 오전 7시 당일 예약하고 바로 체크인이 가능한 특가호텔을 공개하는 ‘투나잇온리’를 진행 중이다. 회사에 따르면 투나잇온리 이용자는 지난 2013년 대비 2014년에 10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호텔 역시 당일예약이 가능하다. 인터파크투어는 전세계 숙박예약업체인 부킹닷컴과 제휴를 맺고 해외여행 중에도 모바일을 통해 전세계 호텔 및 숙소를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24시간 한국어지원 콜센터를 이용하면 아무런 준비 없이 떠났다고 해도 당일 최저가 숙박시설을 바로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다.
△핫텔 = 핫텔은 전국 약 600개 호텔과 제휴를 맺고 당일 및 일주일 사전예약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오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공실을 파악해 최대 80% 할인된 가격을 내건다. 드론 영상촬영을 통해 호텔의 경관을 알려줄뿐더러 각 개인의 구매이력에 따라 선호하는 취향을 파악, 고객별 맞춤 호텔을 추천한다.
△호텔스닷컴 = 당일예약서비스 외에도 안드로이드앱에서 예약 시 10%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호텔스닷컴은 전세계 200개국 51만개의 호텔을 선보인다. 저렴한 호텔, 5성급 호텔은 물론 리조트와 콘도 등 다양한 숙박시설을 만날 수 있다.
◆대실시간 늘리고 가격 내리고
숙박앱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바로 모텔이다. 만능해결사 모바일은 과거 음지산업에 있던 숙박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 그 중심에는 야놀자, 여기어때, 모가(모텔가이드) 등의 모텔서비스 관련앱이 있다. 이들 앱은 이용자끼리 모텔 이용후기를 공유하고 대실시간을 연장해주거나 대실 및 숙박가격을 할인해주는 등 전에 없던 혜택을 제공한다.
△야놀자 = 지난 2005년 온라인커뮤니티에서 동호회 규모로 시작한 야놀자는 창립 10년 만에 기업공개(IPO)를 논할 만큼 성장했다. 모텔 외에도 펜션과 게스트하우스, 전세계 호텔 등 모든 숙박의 예약서비스를 진행한다. 이외에도 직접 숙박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창업을 지원하는 등 B2B사업을 실시하며 사실상 숙박산업의 전반을 다룬다. 7월 기준 모텔과 펜션, 게스트하우스와 호텔 등을 합친 제휴점 수가 5900개로 국내 1위다. 270만 회원의 별점과 이용후기는 여타 온라인커뮤니티의 정보를 앞지른다. 글로벌 호텔가격비교서비스인 호텔스컴바인과의 제휴를 통해 전세계 500만 호텔의 특가상품도 실시간으로 비교해준다.
△여기어때 = 최근 작가 유병재와 롯데야구팀의 간판 치어리더 박기량을 모델로 내세운 TV 및 옥외광고로 화제가 된 여기어때는 ‘사랑한다면 여기어때’를 슬로건으로 최단기간에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현재 전국 3500여개의 숙박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서비스를 운영 중인 위드웹은 성공배경으로 ▲타사에 비해 높은 포인트 적립 ▲업계 최초 객실 내에서의 포인트 적립(‘혜택존’, 프론트에서의 회원인증 대신 객실 내 부착된 마크 인증을 통한 포인트 적립) ▲국내 최저가 영화티켓 구매(‘무비핫딜’)서비스 등을 꼽았다. 위드웹은 연내 호텔 당일예약서비스도 오픈할 계획이다.
△모가 = ‘개인정보, 방문기록이 남지 않습니다.’ 국내 최초 숙박 O2O서비스 모가는 고객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회원제가 아닌 비회원제를 기반으로 한다. 이름, 전화번호 등을 기입해야 하는 회원가입 절차를 전면 삭제했으며 한번의 터치만으로 모든 사용기록을 지울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는 모텔정보 검색, 예약관련 기록 등이 타인에게 노출되는 것을 간편하게 방지할 수 있다. 모텔 제휴점 수가 3100여개로 단일 모텔앱 중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