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당 임박… 문병호·유성엽·황주홍 의원
안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최측근으로 통하는 문병호 의원(인천 부평구갑)은 즉각적으로 탈당을 예고했다. 문 의원은 "이번주 내에 5~10명의 의원들이 1차로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본다"며 "연말까지 최대 20명 이상의 소속당 의원들이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원은 또 "새정치가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본다. 더이상 회생할 수 없다"며 "혁신 전당대회가 최소한 당을 살리고 총선 승리 가능성이 있는 제안이었지만 이마저도 (문 대표가) 거부했기 때문에 이제는 친노패권과 독선을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엽 의원은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탈당이 불가피하겠다"며 "뭔가 변화를 만들어내고 돌파구를 마련해내는 것이 궁극적으로 야권의 장래를 위해선 반드시 필요하겠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다만 지역구에 먼저 보고하고 결정할 방침이다.
황주홍 의원 역시 "이번 주에 탈당할 결심이 섰다"며 탈당을 확실시했다. 이들 의원 3명은 이르면 당초 오늘(15일)로 잡았던 탈당 계획을 늦춰 17일 탈당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들 3명 의원들은 당내 비주류의원 모임인 '구당모임' 소속으로 나머지 의원들의 탈당여부도 가시화될 지 여부가 주목된다. 구당모임에는 강창일·권은희·김동철·김영록·김영환·노웅래·문병호·박혜자·신학용·오제세·유성엽·이개호·이윤석·임내현·장병완·정성호·최원식·최재천·황주홍 의원 등 19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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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의원들이 결성한 '구당모임' 소속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두 번째 모임에서 당 지도체제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 변재일, 이찬열, 강창일, 김영환, 최원식, 정성호, 유성엽, 신학용, 노웅래, 장병완, 김동철 의원 /사진=뉴스1 |
◆ 탈당 신중론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구 을)은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 의원은 14일 탈당설과 관련해 뉴스1에 “20년간 지금의 야당을 지켜왔다”며 “오늘 오후 2시 의총 등을 지켜보고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라 밝혔다.
그는 야권개편을 강조하며 “제 이야기는 탈당, 신당의 의미가 아니다. 큰 틀에서 중도보수를 끌어안을 수 있는 야권 재편의 가능성, 즉 커다란 야권 통합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류 측이 가진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안철수 전 대표가 탈당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했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향후 탈당은 없을 것이며 안 의원이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선다고 해도 당분간은 합류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 문재인 대표를 압박하겠다는 의중으로 보인다.
송호창 의원의 탈당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송 의원은 새정치 소속 의원들 중 안 전 대표와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히지만 탈당을 선언한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과 달리 아무런 반응이 없는 상태다.
송 의원은 2012년 야권 대선후보 경선 당시 민주당 의원 중에서 가장 먼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며 탈당한 바 있다. 안 전 대표가 민주당 김한길 전 대표와 합당할 시에도 안철수 측 의원으로 활동했다. 송 의원이 탈당을 두고 고민하는 데에는 지역구가 수도권인 경기 의왕·과천으로 탈당 시 재선이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안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은 14일 방송된 교통방송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송호창 의원은 초선이고, 아무래도 야당이 나눠진다는 것에 대해서 좀 불안감이 있는 것 같다"며 "통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면서도 "신당이 추진돼 선택을 한다면 결국은 안 대표 쪽으로 오지 않겠는가"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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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뉴스1 |
◆ 문재인 책임론
공동창당인인 안철수 전 대표가 탈당하게 된 데에는 문재인 대표의 포용력에 한계가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 전 대표를 포용하지 못한 데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문 대표의 책임론에 가장 큰 무게를 싣고 있는 이는 바로 박지원 의원이다.
박지원 의원은 안 전 대표가 탈당을 공식 발표한 당시에는 침묵을 지켰다. 14일에는 "민심과 당심은 문재인 대표에게 구당 차원의 결단을 요구했습니다"며 "그러나 아무런 조치도 없이 오늘의 사태를 가져오게 한 원인은 전적으로 문재인 대표에게 있습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문재인 대표가 계속된 선거 패배, 분열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있을 수 없습니다"라며 "문재인 대표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가 없으면 당의 혁신도 통합도 총선 승리도 정권교체도 할 수 없습니다"고 단언했다.
구당모임 의원들 역시 14일 문재인 대표의 무한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구당모임은 이날 오찬회동을 가진 뒤 성명을 내고 "문 대표는 당대표로 작금의 상황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의 분열과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조속히 비대위가 구성돼 난국을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당모임은 전날(13일)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 탈당을 선언한 것과 관련, "분열된 상태로 총선을 치르는 일이 현실화됐다"며 "분열로 치닫게 한 책임을 우리 역시 통감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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