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대비 2015년 구매건당 이용금액 및 매출 증감. /자료사진=BC카드
2013년 대비 2015년 구매건당 이용금액 및 매출 증감. /자료사진=BC카드
장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쉽게 열리지 않지만 실속형 저가상품은 날이 갈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
BC카드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매출 증감현황을 조사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기농식품, 편의점, 커피브랜드 등의 카드승인 건당 이용금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자의 구매력이 낮아지고 저가형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반영된 것이다. 

지난해 유기농식품의 건당 이용금액은 2013년 대비 14% 감소한 반면 전체 매출은 65.5% 증가했다. 편의점의 경우에도 1인 가구 증가에 힘입어 저렴한 소포장 상품이 수없이 출시되며 지속적인 인기를 누렸고 그 결과 건당 이용금액은 11.2% 감소했지만 매출은 72%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삶의 질을 낮추려고 하지 않는다"며 "최근에는 많은 발품과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실속 있는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초저가에 대용량으로 커피나 생과일주스를 파는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급속도로 늘어난 것도 실속형 소비행태의 결과로 보여진다.


BC카드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가맹점의 건당 이용금액은 5.5% 감소한 반면 매출은 2013년 대비 81.5% 증가했다. 특히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브랜드는 지난 2년간 가맹점 수가 급속히 늘어났다. 이런 유형의 가맹점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빠른 가맹점 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용고객 증가율이 높아 가맹점당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특히 중저가 커피의 대명사로도 불리는 이디야커피의 경우 지난해 업계에서 매장수를 가장 많이 늘렸다. 현재 누적 매장수는 1554개로 2014년보다 304개(24.3%) 증가했다.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선보인 빽다방은 1000원대의 가격도 매력적이지만 용량이 크다는 점에서 실속형 소비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고 지난해 점포수는 30개에서 300여개로 무려 10배 가까이 늘었다.
물론 경계의 시선도 있다. 소비자들은 값도 저렴하면서 품질이 우수한 저가 메뉴를 즐길 수 있어 좋지만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에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저가 프랜차이즈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저가라고 무조건 잘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이고 확실한 품질과 지속가능성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