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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
협심증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연간 5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협심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09년 48만8000명에서 2013년 55만7000명으로 늘었다. 우리 국민 100명 중 1명이 협심증으로 진료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협심증으로 고생하지만 정작 이에 대한 경각심과 인식은 높지 않다. 정확히는 심장질환과 관련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사망원인 2위가 심장질환인 만큼 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 경각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
◆혈액공급 부족, 협심증 유발
심장은 온몸에 피가 순환될 수 있도록 24시간 내내 펌프질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동력이 필요하다. 심장에 산소, 영양분, 혈액이 제대로 공급돼야 하는 이유다. 이들을 전달하는 심장혈관 관상동맥은 수도관과 비슷하다. 시간이 지나면 녹이 슬고 지방과 같은 이물질이 쌓인다. 이렇게 동맥경화증이 발생하면 동맥이 탄력성을 잃고 통로가 좁아지면서 심장근육에 혈액유입이 감소돼 협심증이 나타난다. 즉 심장에 혈액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병하는 질환이 협심증이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공급이 완전히 차단된 것이 아니고 조금씩 천천히 전달되는 것이어서 전조현상을 쉽게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슴통증의 지속 시간이 짧고 당장 활동에 문제를 겪지 않아 일시적인 증상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정서불안이나 신경이 예민해져 협심증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 경우도 있으므로 가슴통증이 있다고 해서 전부 협심증으로 의심할 수는 없다.
예컨대 혼자 있을 때 불안감이 느껴지면서 가슴이 답답하다면 신경성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심장질환인 만큼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사소한 증상도 의심하면서 협심증의 종류, 증상, 예방법 등을 정확하게 숙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협심증의 종류는 크게 안정성 협심증, 불안정성 협심증, 변이형 협심증(이형성 협심증)으로 나뉜다. 우선 안정성 협심증은 심장이 평소보다 무리하게 활동할 때 발생한다. 운동할 때, 혈관이 수축되기 쉬운 추운 날씨에 외출할 때,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혈액이 위장으로 집중되는 식사 직후가 대표적이다. 증상 지속시간은 보통 3~5분으로 관상동맥을 확장시키는 협심증 약을 복용하거나 안정을 취해주면 증상이 사라진다.
불안정성 협심증은 휴식을 취하는 등 활동량이 많지 않아도 발생해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빈도와 통증 정도의 범위가 매우 넓어 안정성 협심증보다 자주 일어나고 증상도 심하다. 증상 지속시간은 15~20분이지만 점점 길어지고 빈도 또한 잦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변이형 협심증의 경우 불안정성 협심증과 마찬가지로 휴식을 취할 때도 증상이 발생한다. 낮에는 심한 운동이나 과격한 활동을 해도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지만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가슴통증이 느껴진다. 하루에 2~3회 연달아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특히 음주를 한 다음날 새벽에 악화되기 쉽다. 이런 특성 때문에 속 쓰림, 구토와 같은 위장관 질환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협심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가슴통증은 화끈거림, 답답함, 가슴을 쥐어짜며 꽉 조이는 듯한 느낌, 가슴 중앙의 압박감 등으로 나타나며 목이나 어깨, 몸통, 턱의 다른 부분으로 퍼지기도 한다. 일부는 현기증, 메스꺼움, 숨가쁨과 같은 다른 증상도 동반한다. 만약 이 상태를 방치할 경우 관상동맥에 생겨난 혈전 덩어리가 통로를 완전히 가로막는 심근경색으로 악화될 수 있다.
심장으로 혈액공급이 전부 차단되면 심장근육은 영구적인 손상을 입는다. 따라서 가슴통증이나 불편함이 느껴질 때는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운동부하·초음파 검사로 진단 가능
협심증이 의심될 때 시행하는 검사로는 운동부하 검사가 있다. 환자에게 처방된 운동을 시키면서 심전도와 혈압을 측정해 심혈관계의 정보를 얻는 검사다. 협심증의 증상이나 징후를 유발하는 스트레스 수준을 알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잘 나타나지 않는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 인자를 발견하고 최대운동 수행 능력을 파악할 수 있다. 검사 중 협심증, 부정맥의 발생, 혈압의 변화와 심폐지구력도 측정 가능하다.
심장의 크기, 구조, 움직임, 기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검사는 초음파검사다. 혈류를 색체로 영상화해 심장질환을 보다 생동감 있게 보여주는 색도플러 심장초음파 검사가 이용된다.
이 두가지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전문의 처방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사용해 치료하며 호전이 안될 경우 관상동맥중재시술로 치료한다.
협심증은 통증만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질환이다. 매일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건강관리에 자신하던 환자들조차 증상이 나타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협심증, 심근경색증은 돌연사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초기 검진이 중요하다.
검사대기 기간이 몇주씩 걸리는 경우도 있어 당일 진료와 결과확인이 가능한 1차 의료기관에서 신속히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대학병원과 비교해 검사의 종류와 질은 동일하므로 정확성과 신뢰성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협심증을 비롯한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많다. 고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비만, 흡연, 운동부족, 가족력과 같은 요인들이다. 그러나 이 중에는 금연이나 식이요법, 운동처럼 본인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정기적인 검사로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자신의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 등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태도가 필요하다. 심장병은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생활습관을 바꾸고 가슴통증 발생 시 심장주치의와 상담해 빠른 시간 내 원인을 찾기 바란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1호(2017년 10월25~31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