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된 새끼 원숭이들./사진=뉴스1(Chinese Academy of Sciences(CAS) 웹사이트)
복제된 새끼 원숭이들./사진=뉴스1(Chinese Academy of Sciences(CAS) 웹사이트)

중국에서 원숭이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원숭이는 인간과 같은 영장류(靈長類·고도로 발달한 대뇌반구를 가진 포유동물)이자 유전적으로 매우 비슷하기 때문에 이번 실험이 인간의 질병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과학원(CAS) 신경과학연구소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체세포핵치환(somatic cell nuclear transfer·SCNT) 기법으로 긴꼬리 원숭이과인 마카크원숭이 2마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지금까지 양과 개, 돼지 등 23종의 동물는 복제된 바 있지만 영장류 복제가 성공한 사례는 처음이다.

SCNT는 핵을 제거한 난자와 체세포를 융합시켜 유전자(DNA)가 동일한 동물을 얻는 기술이다. 1996년 7월 영국 연구진이 만든 복제양 ‘돌리’도 이 기술을 사용했다. 이후 세계 연구진들은 SCNT 방법으로 영장류 복제를 시도해왔지만 원숭이 복제 수정란이 자궁에 착상하기 전 단계인 ‘배반포기’까지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모두 실패했다.


CAS 연구진은 복제 수정란을 만들 때부터 실제 수정란에 최대한 가까운 형태로 제작했다. 일반적으로 어른 세포보다는 태아 세포가 복제성공률을 높인다는 것을 활용해 핵을 제거한 원숭이 난자에 넣을 체세포 핵을 성체가 아닌 태아로부터 얻어 넣었다. 또 연구진은 여러 화학물질을 이용해 복제 수정란이 배반포까지 잘 발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연구진은 결과적으로 총 109개의 복제 수정란을 만들어 21마리의 원숭이 대리모에 나눠 착상시켰다. 이 중 6마리의 대리모가 임신했고 2마리만 새끼를 낳았다. 태어난 새끼 원숭이 2마리는 체세포를 제공한 태아와 유전적으로 일치했다.

인류가 최초로 영장류 복제에 성공한 이번 실험은 생명공학 연구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원숭이와 사람의 유전자 차이는 약 4%로 매우 비슷하다. 이처럼 영장류는 인간과 유전적 차이가 적어 어느 동물보다 치료제 효능을 입증하는 실험에 적합하다. 이번 원숭이 복제성공으로 암·뇌질환 등 난치병에 대한 연구가 다양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