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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 원진아. /사진=그냥 사랑하는 사이 제공 |
이강두,하문수 커플은 어린시절 붕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상처를 가진 인물로 서로의 어루만지며 연인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두 사람은 트라우마와 지독한 인연의 연결 고리가 다시 고통스럽게 현실을 옥죄기 시작했다. 바로 이강두가 간부전을 앓는 탓에 시한부 삶이 시작됐고, 이를 지켜봐야 하는 하문수의 고통을 걱정해 끝내 이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강두와 하문수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있는 힘껏’ 최선을 다했지만 그럴수록 그들에게 닥친 위기는 더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앞서 ‘그사이’ 연출을 맡은 김진원 감독은 “많이 아프고 힘들었던 강두와 문수에게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게 되는 마지막 여정이 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함께 하며 시청자들도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각자의 답을 내리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힌 만큼, 마지막 회는 잔인하리 만큼 아프고 찬란하리 만큼 아름다웠다.
그간 ‘그사이’에는 무너진 삶을 견디며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등장했다. 먼저 딸을 잃은 절절한 슬픔을 극복하지 못한 하문수 모친 윤옥(윤유선)과 반대로 무심하게 모든 상처를 안으로만 삼킨 하문수 부친 하동철(안내상)을 비롯해 이강두와 하문수가 만났던 많은 유가족이 있고, 자신의 처지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당당하지 못한 마리(윤세아) 등 세찬 바람을 그대로 맞으면서도 버텨내야 했던 여러 삶이 있다.
이강두와 하문수는 유가족이면서 생존자인 탓에 슬픔을 완벽히 표현하지 못했던 인물이다. 특히 두 사람은 자신의 상처 받은 마음을 위로받지 못한 상황에서 극복한 듯한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주변 인들을 돌보며 더 큰 상처를 받기도 했다. 이에 하문수는 죽음 위기에 놓인 이강두와 이별을 준비하며 “산다는 것은 헤어짐의 익숙해 지는 과정이라고 했다. 아니다. 헤어짐이 익숙해지는 사람은 없다”는 말로 슬픔을 표한기도 했다.
이어 하문수는 "불행이 예고없이 찾아 오는 것처럼 기적도 우리가 희망을 버릴 때 난데없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 기적은 누군가 불행에서 올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그러니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더 열심히 힘껏 살아야 한다"고 속말하며 이강두가 장기기증 환자에 의해 목숨을 건지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음을 암시했다.
이후 이강두는 기적적으로 회복한 뒤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는 "난 함부로 다쳐서 안 된다. 내가 다치면 슬퍼할 사람이 있으니깐. 그러니깐 나는 최대한 별일없이 오래 살거다. 그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줄수 있는 일이다"고 되뇌이며 하문수와 행복한 미래를 약속했다.
특히 이강두와 하문수는 서로를 향해 사랑한다 말한 뒤 "살아남아서 고통 받았던 강두가 문수를 따뜻하게 바라보며 “문수가 나를 사랑한다. 살아남아서 다행이다”라고 안도하는 모습은 강두의 문수의 상처를 치유한 사랑의 힘을 보여주며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엔딩을 만들어냈다.
‘그사이’는 거칠지만 단단한 뒷골목 청춘 강두와 상처를 숨긴 채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건축모형제작자 문수, 인생을 뒤흔든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