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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이 6일부터 개인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낮춘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사진=뉴스1 |
6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개인 신용대출의 최고 한도를 2억원으로 줄였다. 한도가 이전보다 20%(5000만원) 감소한 셈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달에도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MCI는 주로 아파트, MCG는 다세대·연립 등에 적용되는 대출로 MCI와 MCG에 가입하면 소액 임차보증금만큼 차주가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다. 사실상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같은달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의 우대금리를 각각 0.2%포인트 내렸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출 문턱 높이기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관리비 대출, 솔져론, 하나원큐 중금리 대출, 하나원큐 사잇돌 대출 등 4종의 신용대출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축소했다. 신한은행도 지난달부터 3000만원 초과 한도의 마이너스통장 연장·재약정 시 약정 기간의 한도 사용률 또는 만기 3개월 전 한도 사용률이 모두 10% 미만일 경우 최대 20% 한도를 감액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은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지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 안팎으로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서 가계대출이 급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은행권의 중론이다.
실제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 6월 말 기준 689조1073억원으로 전월(687조8076억원) 대비 0.2%(1조299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문제는 가계대출이 이미 크게 불어난 점이다. 올 1분기 가계 빚은 176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여기에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계에 내몰리는 차주들이 늘어날 잠재 위험요인도 있다. 이에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시중은행에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을 최소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 하반기 추가적으로 우대금리 조정 등 검토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 상환 여력이 없는 차주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