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07p(0.30%) 오른 1,023.51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스1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07p(0.30%) 오른 1,023.51을 나타내고 있다./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2년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에 미칠 여파를 주시하는 가운데 이번 금리 인상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신용융자 거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개인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으로 신용융자 거래 부담이 커지면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개인 측 신용융자 거래 이자비용 부담액은 사상 최고치인 1조8000억원 수준인데 신용 거래 상위 종목군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이유가 된다"며 "개인 증시 머니 무브 현상이 찰나의 미풍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5거래일 연속 감소하며 전 거래일보다 1238억원 감소한 24조4542억원을 기록했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시장의 신용거래융자가 전 거래일보다 611억원 감소한 13조4148억원, 코스닥시장에서는 627억원 감소한 11조394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해 올해 처음 25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증권사들이 잇따라 증권담보대출 중단에 나서며 24조원대로 줄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의 여파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은 PER(주가수익비율) 하락 요인이지만 기업실적으로 극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금리인상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이지만 심각하거나 추세적이지 않다"며 "경기상황과 기업들의 실적이 더 중요하고 이러한 측면에서 주식시장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허 연구원은 "더군다나 이번 금리인상에도 실질금리는 매우 낮다"며 "내년까지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올려도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0.75%의 기준금리는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며 "코로나 이전 기준금리인 1.25%를 하회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테이퍼링 윤곽 드러날까... 잭슨홀 미팅 앞두고 투자자 '촉각'


금리 인상에 이어 미국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11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이 열린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매년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전문가들과 함께 와이오밍주의 휴양지인 잭슨홀에서 개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 행사로 진행된다. 

간밤 미국증시는 조기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유동성 감축을 우려하며 하락 반전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2.38포인트(0.54%) 하락한 3만5213.12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6.19포인트(0.58%) 하락한 4470.0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6.05포인트(0.64%) 떨어진 1만4945.81로 마감했다.

다만 당초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의 구체적인 계획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영향으로 테이퍼링 시점이 지연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의 주제는 '불균형 경제에서의 거시 경제 정책'이며 파월 연설 주제 또한 '경제 전망' 주제를 감안했을 때 테이퍼링에 대한 청사진 자체보다는 향후 진행될 유동성 공급 축소·금리 인상이 소득 양극화에 미칠 부작용에 대한 언급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연준은 이번에도 심포지엄을 비대면으로 개최하는데 이는 코로나19가 여전히 경제활동 위축에 영향을 주고 있고 연준 또한 영향을 받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델타 변이 확산이 고용시장 불확실성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전에 연준이 테이퍼링을 공식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