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3월30일~4월13일 보름 동안 짱구 판매량은 30만개를 기록했다. 사진은 짱구 띠부띠부씰 1탄. /사진=삼양식품
20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3월30일~4월13일 보름 동안 짱구 판매량은 30만개를 기록했다. 사진은 짱구 띠부띠부씰 1탄. /사진=삼양식품
일본 캐릭터를 앞세운 국내 식품업계의 마케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띠부띠부씰'(띠부씰, 떼었다 붙였다 하는 씰)을 내세운 SPC삼립의 포켓몬빵에 이어 삼양식품의 짱구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짱구와 포켓몬은 과거 한국에서 인기를 모은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는 삼양 짱구 갤러리가 생겼다. 게시판이 생긴 지 일주일도 안됐지만 300여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집이 짱구로 가득 찼다'며 거실에 짱구 과자 수십 봉지를 인증하는 유저도 볼 수 있다.

20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3월30일~4월13일 보름 동안 짱구 판매량은 30만개다.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전월동기대비 증가율은 무려 94%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1월 중순 짱구 띠부띠부씰 1탄 세계여행 시리즈를 내놨다. 당시 짱구 평균 판매량은 한달 기준 30만~35만개 수준이었다. 3개월간 약 100만개가 판매된 셈이다. 하지만 지난달 30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2탄 직업여행 시리즈는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번 시리즈의 띠부씰 종류는 총 30개다. 현재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총 100만개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삼양식품은 원주공장을 가동한다. 다만 띠부띠부씰 이슈로 수요가 급증해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이에 기존 100만개에서 추가로 120만개 제작을 결정했다. 띠부띠부씰 공급업체가 포켓몬과 짱구 등 관련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원활한 공급까지 앞으로 6주가량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은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해 현재 대형마트, 편의점, 소매점 외에 판매 채널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최근 짱구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 공급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며 최선을 다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MZ세대 '도장깨기 열풍' 편승?

짱구 과자 판매량이 증가한 원인으로 감성적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징이 지목된다. 사진은 짱구 띠부띠부씰 2탄. /사진=삼양식품
짱구 과자 판매량이 증가한 원인으로 감성적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징이 지목된다. 사진은 짱구 띠부띠부씰 2탄. /사진=삼양식품
띠부띠부씰 열풍은 최근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의 도장깨기 문화와 관련이 깊다. 디지털과 인증 문화에 익숙한 MZ세대는 마치 도장깨기를 하듯 새로운 문화에 뛰어든다는 것.
최지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최근 MZ세대는 도장깨기가 하나의 새로운 놀이문화로 정착했다”며 “감성적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추억을 소환함과 동시에 띠부씰을 수집하며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띠부씰 인기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셜네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제품에 대한 정보 공유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과거 인기 캐릭터에 대한 구전 효과와 회사가 내세우는 상품 희소성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일상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또 그것을 인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모든 정보가 수평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