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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금융회사인 카카오페이 주가에 중국발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2대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알리페이)의 대규모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소식에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이틀새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
9일 오후 2시28분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8만8400원으로 전일 대비 1100원(1.23%) 내렸다. 이날 오전에도 2%대 약세를 기록하며 장중 8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카카오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도 카카오페이의 '차이나리스크'에 잠재성 대량매도 물량(오버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두 카카오 금융 계열사는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됨에 따라 그동안 묶여있던 주식 물량이 시장에 풀렸기 때문이다. 의무보유가 해제되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위해 주식을 대거 팔고 나갈 수 있어 일시적으로 주가의 단기 변동성이 높아진다.
알리페이 블록딜 이후… 잔량 '보호예수' 120일 설정한 이유
카카오페이의 주가 하락을 부추긴 것은 2대 주주의 대규모 지분 매각 소식이다. 알리페이는 지난 7일 보유 중인 카카오페이 지분 50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이는 카카오페이 총 발행 주식의 3.77% 수준이다.알리페이는 당초 카카오페이 지분 36.68%에 해당하는 5101만5205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달 상장 6개월을 맞으며 보호예수가 전량 해제됐다. 해제된 물량은 카카오페이 전체 상장 주식 중 57.57%에 달하는 규모로 보호예수가 풀린 지 한달 만에 지분 일부를 현금화한 것이다.
관심은 알리페이가 남은 4600만주를 추가 매도할지 여부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강력한 파트너십이 있다고 해명한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알리페이는 사용자기반 구매력 부분의 경쟁력을 통해 카카오페이가 해외결제 사업을 확장하는데 절대적인 무기를 가진 파트너"라며 "중국은 현재 빅테크에 대한 규제로 사업확장을 위한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자본확충 차원에서 매각에 나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알리페이가 잔량에 대해 120일 보호예수를 설정한 것으로 두고 추가 매각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 측은 "통상 지분을 매도하고 난 후 남은 잔량을 처분할 의사가 있더라도 단기간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통상 90~180일 사이의 락업 기간을 설정하는게 일반적"이라며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일부 차익을 실현했다. 실제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주식 5101만주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약 3582억원을 썼다. 이를 주당 가치로 나누면 평균 매입가는 주당 7021원 수준이다. 이번 블록딜에서 거둔 차익은 약 4300억원으로 투자금을 회수했다.
텐센트 자회사 '스카이블루' 762만주 매도 여부는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1월 3개월 보호예수 물량(약 2031만주)이 풀렸다. 전체 상장 주식 수의 4.3%에 해당한다.기관의 물량은 506만8543주, 기존 주주 중 넷마블은 761만9592주, 중국 텐센트 자회사인 스카이블루 럭셔리 인베스트먼트는 762만주다. 스카이블루가 보유 지분을 시장에 내놓을지 의중은 오리무중이다.
당초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기관 투자자에게 총 3600만주의 주식을 배정했다. 지난 2월 6개월의 의무보호확약이 해제된 최대주주는 카카오(1억2953만주)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1억1048만주), 국민은행(3810만주), 한국투자금융지주 (1905만주)다.
금융권에선 중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에 규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경제권 봉쇄 충격까지 겹쳐 이들의 지분 보유를 안심하긴 이르다고 평가한다. 이날 카뱅은 외국인들이 장 초반부터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미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34만4759주를 매도했고 카뱅 주식은 전일 대비 650(1.61%) 오른 4만1050원에 거래 중이다. 공모가 3만9000원에서 소폭 올랐으나 지난달 52주 신저가까지 곤두박질했다.
하지만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은 여전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20.1% 증가한 668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뱅을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를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담보대출을 새로 출시한 상황으로 대출 총량, 중신용자 대출 등에 대한 규제 완화 시 성장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