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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 떨어진 지갑을 주웠지만 7시간 만에 경찰서에 가져다준 남성이 점유이탈물횡령죄로 고소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2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길에 떨어진 것 주인 찾아준다고 줍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글쓴이 친구의 아들인 A씨는 새벽에 귀가 도중 길에서 지갑을 주웠다. 그러나 그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지갑을 즉시 경찰서에 가져가지 않았다.
A씨는 우선 귀가 후 취침했고 다음날 경찰서를 방문해 지갑을 가져다줬다. 습득한 지 7시간 만이었다. 그러자 지갑 주인은 없어진 것은 없지만 지갑이 없어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며 A씨를 점유이탈물횡령죄로 고소했다.
A씨는 곧장 변호사에게 상담을 받았다. 그러나 합의하지 않으면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말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글쓴이는 A씨가 경찰서에 가서 조사받는다는 자체로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친구가 구체적인 금액을 얘기 안 해주길래 '지갑 새것 값이면 합의하라. 아들 앞길 망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며 "다시는 길거리에 금붙이가 있어도 주인 찾아준다고 손대지 말라고 단단히 주의주라고 하자 '지갑값이면 벌써 합의했다더라'며 원하는 합의금이 꽤 큰가 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우체통에 넣었으면 편했을 텐데 뭐하러 직접 경찰서까지 갖다 줬는지. 20세라서 경찰서만 생각났다더라"라고 전했다. 이어"지갑 주운 곳에서 파출소 가려 해도 버스 타고 몇 정거장인데 요즘은 우체통도 귀하신 몸이라 (잘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특히 "지갑 찾아줬다고 사례금 원한 것도 아닌데 참 씁쓸하다. 이젠 금붙이를 봐도 쓰레기로 생각하고 모른 척해야 한다"며 "내 것 아니면 돌로 생각하고 지나가셔라"라고 착잡한 심정을 전했다.
글을 본 누리꾼들 역시 "남의 물건은 그냥 손대지 않는게 좋다" "물건 주워줘도 악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이건 물가에서 건져줬더니 보따리 달라고 하는 격"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점유이탈물횡령죄는 유실물이나 분실물 등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습득했을 경우 신속히 공무소에 신고하거나 이전 점유권자에게 반환하지 않고 본인이 소유하거나 타인에게 판매, 대여한 경우 성립된다.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1년의 징역형이나 300만원의 벌금이나 과료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