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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성민 / 디즈니+ 형사록 제공 |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이성민이 관록의 연기력을 빛내며 '형사록'을 이끌었다. 그는 지난 16일 8부작으로 종영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형사록'에서 은퇴를 앞둔 형사 김택록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형사록'은 형사 택록이 의문의 협박범 '친구'의 전화를 받고 그를 잡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쫓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 택록은 외로우면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성격에 변화가 쉽지 않은 고집스러운 사람으로, 이성민은 그가 벼랑 끝에 내몰리면서 겪는 거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이성민은 원래 가제였던 '늙은 형사'가 강렬하게 와닿았다며 택록의 감정에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그는 자신 역시 '나이 든 배우'의 길을 생각해봤다며 앞으로도 배우로서 꾸준히 관객과 호흡하고 싶다고 했다.
<【N인터뷰】①에 이어>
-'방황하는 칼날' '비스트' 이어 세 번째 형사연기다. 차별점을 고민하나.
▶차별점? 그런 건 없다. '형사록'은 외모부터가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으면 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자료들이 제대로 보관되어 있는 걸 보면 신문물을 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닌 거 같더라. 김택록이라는 사람 자체가 뒤처져 있는 올드한 모습이라고 봤다.
-자신과 닮은 점이 있나.
▶나이가 들면 관심사가 적어진달까. 젊을 때는 레이더가 넓었는데 지금은 그런 호기심이 줄어들고 좁게 집중한다. 에너지를 아끼는 것 같다.
-배우들의 열연이 빛나는 작품이다.
▶'형사록'의 장점과 미덕 중에 하나가 좋은 배우들이 캐스팅된 것이다. 감독님이 집중적으로 의지를 보인 부분이기도 하다. 모든 캐릭터에 힘이 있는 배우, 화면에 나왔을 때 존재감이 제일 중요했다. 많은 캐릭터가 용의선상에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큰 비중이 아니어도 에너지가 있는 배우가 필요하다고 해야 할까. 좋았다. 이학주 친구는 연기를 그렇게 잘하는지 몰랐다. TV에서 본 건 기억이 나는데 정확히는 몰랐다. 너무 연기를 잘 하더라. 너무 착하고 연기를 잘 하는 배우다.
-나이 든 형사의 이야기라고 했는데, 배우로서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은퇴는 아니지만 슬슬 뭔가 (나이드는 것에 대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기 시작한다. 가끔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레전드 배우들이 잠깐씩 출연하는 장면이 있지 않나. 그런 게 내 미래일 수도 있겠다 싶다. 얼마 전에 디즈니+를 가입하고 마블 영화들을 봤는데 '앤트맨과 와스프'에 미셸 파이퍼가 나오더라. 정말 예전에 대단했던 배우다. '토르' 러셀 크로우도 그렇고. 나도 나이 먹고 저런 모습으로 나오게 될까 생각했다. 나이든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TV 드라마, OTT 드라마를 다 경험했고 영화에도 많이 출연하고 있다. 최근 콘텐츠 시장의 변화를 보면 어떤가.
▶영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겁이 나기는 한다. 좋은 콘텐츠들이 많이 나오다보니까 관객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아이가 넷플릭스로 영화를 보면서 친구들과 채팅을 하더라. 같은 시간에 영화를 틀고 채팅을 하면서 보는 거다. 약간 충격이었다. 두 배속으로 보는 사람도 많더라. '형사록'은 그렇게 보면 안 된다. 그렇게 보면 처음부터 다시 봐야 한다.(웃음) 이제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따로)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 같다.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겠죠? 확실한 것은 작품이 많아지면서 배우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올해 연이어 작품이 나왔는데,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서 환기도 되지만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쓰다 보면 소모되는 느낌이 들지는 않나.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은 안 들더라. 작품마다 일하는 타이밍이 완전히 달랐다. 올해는 기자들을 많이 만난 해다.(웃음) 곧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만날 것 같다. (작품마다) 이야기가 다르지만 같은 배우가 나온다는 점에서 불안감도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캐릭터의 변주로 관객들에게 설명을 하면 이해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