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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 직원이 카카오톡방을 나가질 않네요. 보안 유지가 필요한 내용이라 새로운 채팅방을 개설했어요." "중요하지도 않은 단체 채팅방에 자꾸 초대돼 너무 귀찮아요."
국민 90% 이상이 사용하는 '국민 메시지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체 대화방(단톡방) 강퇴 기능과 조용히 나가기 기능 등이 '오픈 채팅방'과 '팀 채팅방' 등에만 제공되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은 오픈 채팅과 팀 채팅 서비스를 개설, 방장에 한해 내보내기(강퇴) 기능을 탑재했다. 최근 팀 채팅에선 조용히 나가기 기능도 추가됐다. 하지만 팀 채팅방 개설은 '톡서랍 플러스'라는 유료 서비스 가입자에게만 허용돼 일반 사용자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오픈 채팅방에선 무료 강퇴 기능을 이용할 수 있지만 제한된 인원만 이용하기 위해선 비밀번호를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일반 채팅방에 원치 않은 참여자가 있어도 본인이 '나가기'를 누르기 전까진 강퇴가 불가능하다.
단톡방에서 남몰래 나가는 것도 안된다. 누군가 채팅방에 나가면 남은 사람 모두에게 'OOO님이 나갔습니다. 채팅방 초대하기'라는 메시지가 뜬다. 초대하기를 누르면 톡방에서 나간 사람은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단톡방에 재입장된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강모씨는 "보안 유지가 필요한 단톡방에서 최근 퇴사한 직원이 나가지 않아 짜증나 죽겠다"며 "결국 새로운 단톡방을 개설했다"고 하소연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동창회 단톡방에서 몇 달 동안 교류가 없어 방을 나왔는데 곧바로 다시 초대됐다"며 "아무도 모르게 나가고 싶지만 해당 기능이 없어 '단톡 감옥'에 빠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메시지 앱 텔레그램에선 그룹 대화방 관리자에게 추방 권한이 있다. 최초 권한자가 다른 참여자에게 관리자 권한을 나눠줄 수도 있다. 물론 해당 기능을 하는 것은 모두 무료다. 텔레그램에도 조용히 나가기 기능은 없다.
업계 개발자들은 "오픈 채팅과 팀 채팅에 서비스를 도입한 것을 봤을 때 기술적인 문제는 아닐 것"이라며 "서비스 이용자가 매우 많기 때문에 섣불리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하면 서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끊임없이 이용자들의 불편 사항을 접수·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일반 채팅방에는 왜 이런 기능이 없나'라는 접근보다 '목적에 따라 세분화된 채팅방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 카카오톡 데이터센터에 발생한 화재로 약 5일 동안 카카오톡이 먹통이 됐다. 이 사고로 전국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카카오톡으로 업무를 하는 직장인들은 이 일을 계기로 텔레그램 등 다른 메신저로 유입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카카오톡은 지난달 5일 피해 보상 차원에서 모든 일반 이용자들에게 무료 이모티콘 3종을 지급하며 보상에 나섰다. 이어 소상공인들로부터 피해 입증 서류를 받아 피해 규모 등을 파악, 다음달까지 1인당 현금을 최대 5만원 지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