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염 품귀 현상이 B2C 시장에서 B2B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소금매대가 비어있는 모습. /사진=뉴스1
천일염 품귀 현상이 B2C 시장에서 B2B 시장까지 번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소금매대가 비어있는 모습. /사진=뉴스1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밝힌 후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금을 미리 구매하려는 사람이 급증했다. 특히 천일염 품귀 현상이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시장에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으로 번지면서 식품·급식업체도 긴장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급식업체들은 자사 제품에 사용할 천일염은 확보하고 있지만 소금 대란이 장기화할 경우 수급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염전에서 햇볕과 바람에 물을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평가돼 선호도가 높다. 김치 담글 때, 간장, 된장 등을 만들 때 사용된다. 흔히 굵은 소금이라고 부른다.

CJ프레시웨이는 현재는 주문을 소화하고 있지만 평소보다 수요가 많아 B2B 주문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일부 주문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재고 확보 및 협력사, 원산지 다변화 등을 통해 대응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염수 방류 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질 것에 대해 천일염 수입까지 고려되고 있다. 꽃소금(제제염)과 정제염 등 대체재를 활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가격이 30%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천일염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원산지 다변화를 계획하고 있다"며 "물량 확보 외에도 오염수가 방류됐을 때 국내산 소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있을 수 있어 수입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식품사들은 미리 사둔 천일염 물량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며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로 신안천일염을 두고 있는 대상에 따르면 최근 수요가 급증해 재고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대상 관계자는 "먹거리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있는 만큼 불안감이 고조됐을 때는 원산지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 및 지자체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천일염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적정한 가격에 공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천일염 출하 동향을 수시로 파악하면서 사재기 억제를 위한 대국민 홍보도 펼친다.

일각에서는 소금 대란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7월 이후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소금 생산량이 적었던 데다 최근 오염수 방출 계획 소식이 전해지며 천일염을 선구매하려는 수요가 몰려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7월 이후 햇천일염이 나오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