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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업계가 100년 넘게 이어져 온 내연기관차 시대를 접고 전기자동차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전기차 생산과 보급 관련 속도가 높아지면서 충전도 중요해졌다.
내연기관차 시대에 휘발유와 경유가 차량을 움직였던 것처럼 전기차 시대에는 충전된 배터리가 전기차의 바퀴를 굴린다.
전기차의 최대 주행가능거리(1회 완충)는 아직 400㎞ 수준이지만 배터리 기술과 충전 기술이 발전하면 더 멀리 달리고 더 빨리 충전이 가능하다.
전기차 충전기 업체 차지인의 최영석 대표는 누구보다 앞서 이 업계에 발을 들여 시장을 선도하며 미래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서울시 전기차 1호 구입에서 차지인 설립까지
최 대표는 2016년 4월 차지인을 설립해 전기차 충전 사업자들이 필요로 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충전기를 직접 설치해 운영하는 충전 사업도 병행한다.전기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법규가 미비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에 최 대표는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다. 과금형 콘센트로 임시허가 1호를 받고 충전 공유 서비스로 실증 특례 및 임시허가로 전환해 사업화에 나섰다.
최 대표는 "전기차 충전 사업은 궁극적으로 전기 에너지를 차량에 전달하는 사업으로 단순하게 충전기를 설치하고 운영한다"면서도 "앞으로 제한된 전력 설비에 따라 전력을 분배하고 차량의 전기를 건물로 전달하는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전략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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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대학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지만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포기할 수 없었다. 줄곧 자동차업계에 종사하며 인연을 이어온 배경이다.
모터스포츠 엔지니어로 차량의 엔진을 제어하는 ECU 장치의 프로그램 전문가로 일했고 차량 데이터와 제어 장치에 대한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 단체에서 각종 차량 결함 분석, 소송 자문 업무도 했다.
자동차에 대한 그의 광범위한 관심은 전기차까지 이어져 2015년 서울시 1호 전기차 구입 주인공도 됐다. 누구보다 먼저 전기차를 타게 됐던 최 대표에게 차지인 설립 기회가 찾아 온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최 대표는 "충전 등 전기차를 운행하며 느낀 불편사항을 충전 서비스 업체에 이야기했더니 직접 플랫폼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차지인을 설립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충전사업은 대기업 아닌 중소기업 우선권 필요"
최 표가 이끄는 차지인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급속·완속에 과금형 콘센트까지 3가지 형태의 충전 플랫폼을 운영한다. 전국에서 5000여개 충전기를 직접 운영하는 충전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으며 연내 1만기 설치를 목표로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다양한 국내 및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플랫폼을 공급하거나 충전소 운영도 대행하고 있다. 사업 확대 속에 대기업들이 앞다퉈 충전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걱정이다.
최 대표는 2019년까지 전기차 충전 사업은 정부 보조금 정책 주도의 보급 사업이었는데 2021년부터 전기차와 이차전지 사업이 확대되자 이듬해부터 대기업들이 참여하는 시장으로 확장됐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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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차지인은 플랫폼 사업과 충전서비스 2개의 사업을 하고 있는데 플랫폼 사업은 대기업도 단기간 내에 구축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충전 서비스도 대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특별한 영역을 집중적으로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개인용 충전기를 공유하거나 아파트 혹은 건물주를 충전 사업자로 만들어주는 P2P 플랫폼 사업이 이 같은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차지인만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경쟁력을 갖췄지만 대기업의 저력은 무시 못 할 걱정거리다.
최 대표는 "정부 보조금이 지원되는 충전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가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충전기, 충전 서비스 사업자 모두 중소기업 우선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치열한경쟁·변화의 중심에 우뚝서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경쟁도 한창이다. 테슬라에 맞서 충전동맹을 맺으며 협력을 강화하는 등 관련 네트워크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최 대표는 "전기차와 관련 충전 시장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황이며 앞으로 더 복잡하고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 할 것"이라며 "시장의 방향과 추진 속도를 예의 주시해 미래를 예측하고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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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차지인이 이 같은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최적의 기업이라고 자부한다, 그는 "차지인은 디자인·상표를 포함한 16개의 특허를 등록했다"며 "해외 진출을 위한 국제특허(PCT) 출원까지 마쳤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가 세운 차지인은 설립 초기에는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하는 포스코ICT의 외주사였다. 시스템통합(SI) 개발만 하는 회사에서 과금형 콘센트를 개발·생산하는 하드웨어(HW)회사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전기차 충전을 넘어 에너지 플랫폼 회사로 도약했다.
최 대표는 차지인의 변화와 발전을 지휘하며 성과를 이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최 대표는 "주차 중 충전의 편리함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건물의 전력 설비를 최적화해 충전하는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기를 설치한 건물주가 가장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지인은 오늘도 최선을 다해 최고가 될 때까지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