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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이어 서울 제2의 부촌으로 불리는 용산에서 개발 가치가 가장 높은 한남재정비촉진구역(한남뉴타운)의 시공사 선정 준비가 활발한 가운데 한남5구역이 입찰 공고 작업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한남3구역은 재개발·재건축(정비사업) 수주 1위 현대건설이 시공 예정으로 다음 달 이주가 완료 계획이나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공능력 3위 대우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한 한남2구역은 사업시행계획 인가가 완료된 상태다.
한남5구역 조합은 지난 3월26일 대형 건설업체 소속 직원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한 결과 현대건설·대우건설·DL이앤씨·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이 참석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된 간담회다.
서울 용산구 보광동에 위치한 한남5구역은 52개 동 공동주택(아파트) 2560가구(공공주택 384가구 포함)를 공급한다. 한남뉴타운 내에서 한강변과 접하는 면적이 가장 넓고 강변북로와 맞닿아 있어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경사가 있는 타 한남뉴타운 구역에 비해 평지에 가까워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합은 오는 4월9일 서울시의 건축심의를 앞두고 있다. 늦어도 5월에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2개사 이상이 참여해 경쟁입찰이 성사되면 7월 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전망이다. 조합은 현재 시공사 선정에 필요한 설계도서 작성과 공사비 산출 등 시공사 선정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만일 1개사만 응찰하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1차 입찰은 유찰되고 2차를 준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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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찰 시 유찰
건설업계에 따르면 간담회에 참석한 5개사 가운데 입찰 참여의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은 DL이앤씨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공들여온 사업장인 만큼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DL이앤씨는 지난해 실적 하락으로 대표이사와 주요 임원이 대거 교체된 상황이어서 경영 공백이 우려된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는 지난달 22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이 의결됐음에도 경영 악화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주택사업부문 등 주요 임원 30% 이상이 교체됨에 따라 그동안 사업 참여를 준비해온 한남5구역의 입찰 여부에도 관심이 증폭된다.
롯데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도 입찰 가능성이 열려 있다. 롯데건설은 한남2구역 수주전에서 대우건설에 시공권을 빼앗긴 후에 한남뉴타운 내 사업지가 없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정해진 바는 없지만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업 참여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남뉴타운 내 시공권을 확보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입찰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A사 관계자는 "한남5구역과 상관없이 현재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몇 년 전과 비교해 좋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면서 "같은 뉴타운 내 추가 수주는 기존 사업장과 계약 조건 등의 차별이 있을 수 있어 부담이 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B사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2개 이상 사업 구역을 수주한 경우가 있어서 사업성만 좋다면 추가 수주가 불가한 것은 아니나 입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만약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회까지 유찰되고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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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1구역 부활할까
한남뉴타운 내 유일하게 정비구역 지정이 해제된 한남1구역의 운명도 곧 결정된다. 한남1구역은 인·허가 절차 등이 빠른 대신 기부채납을 강화한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을 신청했다.해당 구역은 앞서 2020년 9월 문재인 정부의 공공재개발 사업 공모에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사업지로 지정되지 않았다. 2022년 신통기획으로 사업 방식을 바꿔 다시 용산구청에 신청했다가 탈락해 지난해 11월 신통기획을 재신청했다.
신통기획 첫 번째 신청 당시 주민 동의율은 68%였으나 현재는 구역 경계를 조정해 동의율을 77%로 높였다. 이후 용산구청이 검토해 서울시에 사업 후보로 추천해 선정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