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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의 박태훈 대표가 국정감사장에서 왓챠와 LG유플러스 간 기술탈취 논란에 관해 증언할 예정이다. 왓챠는 LG유플러스가 자사의 기술 노하우를 무단 도용했다는 이유로 특허청에 신고한 상태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진행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종합 국정감사에 박태훈 왓챠 대표가 증인으로 추가됐다. LG유플러스가 중소기업인 왓챠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서다.
당초 LG유플러스는 왓챠와 2018년 1월부터 콘텐츠추천·평가서비스 왓챠피디아의 데이터를 공급받는 데이터베이스 공급 계약을 체결해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계약상 사용 범위를 어기고 이를 신규 서비스인 U+tv 모아에 활용했고 왓챠피디아와 동일한 서비스를 출시했다는게 왓챠의 추장이다. 해당 계약은 별점, 코멘트 정보 등을 포함한 데이터를 U+모바일 TV, U+영화월정액, 인터넷TV(IPTV) 서비스에만 한정해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어 재정적 위기를 맞은 왓챠는 LG유플러스의 투자 제안으로 협상을 시작했는데 LG유플러스가 영업비밀, 기술자료, 노하우 등 광범위한 정보를 요청해 왓챠의 대부분 내부 정보가 공유됐다는 것이다. 왓챠는 통상적인 투자자들이 요구하지 않는 수준의 기밀 정보를 요구한 만큼 왓챠의 노하우를 자체 OTT 사업 경쟁력 강화에 활용하고 있다고 본다.
당시 약 10개월 간 실사 후 2023년 5월 LG유플러스는 돌연 투자 약속을 파기했고 왓챠는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왓챠와 LG유플러스 사이 분쟁은 공정거래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의 판단을 받았지만 각각 심사 불개시, 종결로 끝났다. 이에 왓챠가 LG유플러스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특허청에 신고했다.
LG유플러스는 해당 의혹에 대해 이미 공정거래위원회, 중소기업벤처부에서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당초 산자위는 야당 의원실의 요청으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박태훈 왓챠 대표를 '중소기업 기술 탈취 피해 기업 사례 청취' 등과 관련한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조정을 거치며 우선 박 대표만 국감장에 서게 됐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국내 대표 OTT 사업자인 중소기업과 국내 재벌 대기업의 기술 탈취 건임에도 국정감사에서도 중소기업은 약자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왓챠는 2011년 창업 이후 빠른 성장을 보인 대표적인 토종 OTT다. 2016년 OTT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2021년까지 매년 2배 가까이 매출이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국내 OTT 최초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는 등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2022년 경기 둔화와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