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성 기아 사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81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사진=기아
송호성 기아 사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81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했다. /사진=기아

기아가 올해부터 부동산 개발업에 나서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기아에서도 보수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대표이사에 재선임돼 2028년까지 임기가 보장됐다.

기아는 14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231 엘타워 7층 그랜드홀에서 제8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사내·사외 이사 재선임, 이사 보수한도 증액, 사업목적 추가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참석 주식 수는 3억2307만730주로 의결권 있는 주식의 82.1%이며 현장에는 약 100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의장은 송호성 기아 사장이 맡았다.

이번 주총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이사 보수한도의 대폭 증액이다. 기아는 이사 보수 한도를 기존 80억원에서 175억원으로 95억원 증액했다.

이 같은 보수 한도 증액은 올해부터 정 회장도 기아에소 보수를 지급 받기 때문이다. 기아는 정 회장의 보수 신규 반영에 대해 최근 4년 동안 역대 최대 실적을 지속해서 경신한 점이 고려됐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현재 기아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지만 그동안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에서만 보수를 받아왔다. 지난해 그의 연봉은 115억1800만원이다.

이번 보수 지급 결정으로 정 회장의 총 연봉 수준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오랫동안 '재계 연봉 1위'를 기록해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의 연봉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사업목적 추가를 위한 정관 일부 변경도 승인됐다. 기아는 정관 변경을 통해 '부동산 개발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업계는 이를 기아가 중고차 매매단지 조성 기반을 마련해 중고차 사업을 확장 하려는 시도로 해석하지만 기아는 이날 주총을 통해 플래그십 스토어 신축 등을 위한 부지 마련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시승과 구매, 차량 정비 서비스, 브랜드 체험 등이 망라된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기아가 기록한 사상 최대 실적도 조명됐다. 기아는 지난해 107조4488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0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12조6671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308만9300대로 집계됐으며 영업이익률 역시 11.8%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내이사로는 정 회장, 송 사장, 김승준 기아 CFO(최고재무책임자), 신현정 카이스트 교수 등이 선임됐다. 정 회장은 2022년 재선임 뒤 임기 3년을 채우고 다시 기아 사내이사직을 이어간다. 송 사장도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송 사장은 "올해 영업이익 12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11%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송 사장은 "(기아는) 지난해 기준 미국 시장에서 잔존가치 부문 Top-tier 그룹에 진입했으며 4개 주요 모델이 세그먼트 잔존가치 1위에 오르는 등 그동안의 노력이 명확한 고객가치 창출 성과를 만들었다"며 "올해 영업이익 12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11%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5년 동안 기아의 순이익은 1조5000억원에서 9조8000억원으로 확대됐고 같은 기간 배당금도 주당 1000원에서 6500원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총 주주환원액도 4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