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변상환 작가의 일곱 번째 개인전 '지평선 너머 타원의 경계'가 스페이스 소에서 7월 1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총 15점의 신작으로 구성된 그의 '라이브 러스트 오디세이(Live Rust-Odyssey) 연작을 처음으로 자세히 선보이는 자리다. 28일 오후 3시에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알아볼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 행사도 마련돼 있다.
변상환은 전통적인 미술 방식을 새롭게 변형해 도시 곳곳에 숨겨진 현대사의 모습을 찾아내는 작업을 해 왔다. 2018년 개인전 '몸짓과 흥분과 짧은 역사'를 시작으로, 이번 전시까지 '라이브 러스트 오디세이' 연작을 꾸준히 이어오며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라이브 러스트 오디세이' 연작은 건축물에 쓰이는 강철 골조와 녹 방지 페인트를 이용한 기하학적 추상 판화다. 알파벳처럼 생긴 H빔, I빔 골조는 거대한 금속활자 역할을 한다. 작가는 수십 킬로그램에 달하는 강철 구조물을 반복해서 들어 올리고 찍어 누르며 붉은색 방청 페인트를 종이 위에 여러 겹 쌓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견고한 패턴은 도시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시적인 시선으로 담아낸다.

이번 연작은 기존 '라이브 러스트' 프로젝트에 우주적인 시공간에 대한 상상력이 더해져 확장된 작업이다. 작가는 웜홀을 사이에 두고 이쪽과 저쪽 세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을 상상한다. 이를 바탕으로 같은 궤적을 공유하지만 서로 다른 평면과 빈칸으로 존재하는 알파(α), 베타(β)의 여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도시에서 얻은 3차원적인 감각을 지구 너머의 고차원적인 시공간으로 넓힌다.
작품들은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새하얀, 정형화되지 않은 공간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관람객들은 이 초현실적이고 낯선 공간을 자유롭게 거닐며 힘든 육체노동과 무거운 중력, 거대한 도시의 뼈대가 남긴 붉은빛의 움직임을 마주하게 된다. 도시와 인간, 그리고 우주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독특하고 사색적인 경험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변상환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사물을 관찰하고 다루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금천예술공장 레지던시 프로그램(2019)의 입주작가로 활동했으며, 타이베이 관두미술관 레지던시 프로그램(2019)에 참여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