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전 전패로 클럽 월드컵을 마친 울산 HD.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K리그에서 유일하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 울산 HD가 승점 획득에 실패하며 초라하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3전 전패로 대회를 마감한 울산은 다소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국내로 돌아와 K리그1, 코리아컵 등 치열한 경쟁 무대에 올라야 한다.

울산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독일) 대회 F조 조별리그 최종전서 0-1로 졌다.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에 0-1, 플루미넨시(브라질)에 2-4로 패했던 울산은 최종전서도 패하며 3전 전패 조별리그 탈락으로 대회를 마쳤다.

2연패로 이미 탈락이 확정된 상황에서도 울산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울산은 이날 유효슈팅 10개를 포함해 총 27개의 슈팅을 허용하는 등 고전했다.

골키퍼 조현우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의 신들린 듯한 선방이 없었다면 1점 차가 아니라 몇 골은 더 내줬어야 했다. FIFA는 물론 독일 매체와 도르트문트 선수들도 조현우의 활약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매체 BBC는 "도르트문트는 추가골을 더 넣을 수 있었지만 조현우가 손끝으로 막아내는 선방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타전했다.

FIFA 역시 경기 소식을 전하며 "울산의 재능 있는 골키퍼 조현우의 멋진 선방에, 도르트문트는 점수 차를 늘리지 못했다. 조현우의 맹활약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결승골을 넣은 다니엘 스벤손 역시 "상대 골키퍼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만큼 잘했다"면서 "전반적으로 우리의 경기력은 좋았다. 하지만 골을 더 넣지 못한 건 아쉽다"고 했다.

조현우 덕에 최악의 마무리는 피했지만 울산 입장에서 두고두고 아쉬울 대회다. 울산은 대회 전 최소 1승 1무를 목표로 내세우며 16강 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승점을 1점도 챙기지 못하고 짐을 싸야했다.

울산 HD 조현우와 김영권. ⓒ 로이터=뉴스1

더불어 울산은 매 경기에 걸린 막대한 추가 상금도 챙기지 못했다. FIFA는 이번 대회 총상금을 10억달러(약 1조3800억원)로 책정했다. 이에 조별리그 승리 팀은 200만달러(약 28억원), 무승부 팀은 100만달러(약 14억원)를 챙길 수 있다. 무승부만 기록해도 K리그 우승 상금(5억원)의 3배 가까운 상금을 획득할 수 있었는데, 울산은 이를 획득하지 못했다.

클럽월드컵에서의 참패는 앞으로 울산이 맞닥뜨릴 국내 리그 등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28일 귀국하는 울산은 재정비한 뒤 K리그1과 코리아컵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K리그1 3연속 우승을 차지한 울산은 현재 다른 팀들보다 1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8승 5무 6패(승점 29)로 5위에 머무르고 있다. 선두인 전북 현대(승점 42)와 승점 차는 13점이다.

또한 코리아컵에서도 8강에 진출, 당장 7월 2일 광주FC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한다. K리그1 정상 등극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코리아컵 우승 트로피도 울산에 중요하다.

치열한 경쟁을 앞둔 울산인데, 클럽 월드컵 3연패로 침체된 팀 분위기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또한 미국의 더운 날씨 속에서 8일 동안 3경기를 치르고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피로감도 선수단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 구단은 빠르게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전력 강화와 함께 분위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분위기 전환이 늦어진다면 후반기에 참가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에서도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