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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운용의 본질은 투자자 신뢰입니다. 시장 상황과 투자자 니즈를 반영한 유망 상품을 지속해서 발굴·제공하는 것이 목표죠."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은 지난 11일 머니S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의 흐름을 '연금 투자 수요 확대'와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요약했다. 미국·중국 간 패권 경쟁 속에서 가속화되는 경제 블록화 현상이 글로벌 메가트렌드인 만큼 이에 주목해 국내 조선·방산·원전 산업이 장기 성장의 기회를 맞았다고 전망했다.
금정섭 본부장은 "개인연금 계좌에서 ETF 매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에 맞춰 S&P500 혼합형, 나스닥 혼합형 상품을 출시했고 기존 혼합형보다 주식 비중을 50%로 높였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요소를 주목, 상품을 내놓는다는 것.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PLUS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 ETF를 상장했다. 나스닥 100과 초단기 미국 국채를 각각 50% 담아 매일 리밸런싱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국내 최초로 나스닥과 단기 국채를 절반씩 편입한 패시브 ETF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미국 S&P500과 미국 초단기 국채에 각각 50% 투자하는 'PLUS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 ETF도 선보였다.
퇴직연금 투자자에게는 'PLUS 고배당주' ETF가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는 "퇴직연금에서 주식 비중을 70%까지만 담을 수 있는데, 나머지 30%를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며 "이때 한국판 SCHD로 불리는 'PLUS 고배당주' ETF가 선택된다"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미래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30개 기업에 투자한다.
올해 국세청의 외국 납부세액 환급 제도 폐지로 커버드콜 ETF 수요도 확대됐다. 금 본부장은 "미국 배당주는 실효 수익률이 줄었지만, 커버드콜은 배당소득세 부담이 없기 때문에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며 "조만간 해외 커버드콜 ETF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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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방산·조선·원전 등 'K-메가트렌드'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한화 K방산조선원전펀드'를 출시했으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한국 기업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자유무역 시대가 저물고 블록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국은 방산·조선·원전 분야에서 구조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특히 방산과 조선은 중국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분야라 장기 성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오는 16일에는 'PLUS 자사주매입고배당주' ETF를 출시한다. 그는 "단순히 배당만 보는 기존 고배당 ETF와 달리 자사주 매입·소각까지 반영했다"며 "메리츠금융, 애플처럼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긍정적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투자는 빨리 시작해야… '가상자산 ETF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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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시장의 제도 개선에 대해 그는 "3배 레버리지 허용 여부는 신중해야 하지만 액티브 ETF 규제 완화는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세제와 관련해선 ETF 배당에 대한 분리과세 필요성을 주장했다. 금 본부장은 "개별 주식만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대다수 직장인의 자금이 연금 계좌에 있고 ETF가 주요 투자처인 만큼 반드시 세제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 투자자를 향한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투자는 빨리 시작해야 한다. 자산 증식은 결국 복리와 시간의 함수"라며 "10년, 20년 이상 연금 계좌에서 대표 지수를 꾸준히 들고 가는 전략이 가장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방산·조선·원전 ETF와 대표 지수 ETF를 추천했다.
금 본부장은 한화자산운용의 ETF 전략을 '세상을 움직이는 힘을 담는 것'으로 정의했다. 그는 "앞으로 2~3년 내 성과를 낼 수 있는 테마를 선별하고, 과거 답습이 아닌 미래 지향적 상품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며 "가상자산 ETF 역시 적극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