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뻥튀기 상장' 논란을 일으킨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팹리스) 전문 기업 파두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회사 경영진이 상장 전 매출 급감을 예상하고도 예상액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에 기소돼 재판에 넘겨지면서 한국거래소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인지 판단하기로 해서다.
한국거래소는 파두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19일 공시했다.
거래소는 "이날 파두 및 경영진에 대해 공소 제기된 내용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확인한 결과 파두가 상장심사 관련 제출 서류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중요 사항이 거짓으로 기재되거나 누락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56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음을 알린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상장심사 제출서류 중요사항 거짓 기재 관련 보도와 관련해 회사의 소명이 있기까지 파두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킨 바 있는데 이번 공시로 파두의 거래 정지는 확정됐다.
파두는 2023년 8월 기술성장기업 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장 전 공모가를 희망 밴드 최상단인 3만1000원으로 확정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총 1082개 기관이 참여해 362.9대1의 경쟁률을 올린 바 있다.
파두는 당시 몸값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상장 이후 행보는 기대에 못미쳤다. 파두 주가는 2023년 8월 상장 뒤 한 달 동안 34.84% 오르는 등 순항했지만 3개월째 들어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급락했다.
당시 파두는 3분기 매출 3억2100만원, 영업손실 148억원을 기록했고 이후 주가는 3거래일 동안 45% 내려갔다. 상장 전 제출한 증권 신고서에서 연간 예상 매출을 1203억원이라고 제시한 것과 상반된 결과라 이어져 논란이 됐다.
금감원 특사경은 파두 경영진이 2022년 말부터 SK하이닉스 등 주요 거래처의 발주 중단 등으로 매출이 급감할 것을 인지하고도 이를 숨긴 채 사전자금조달(프리IPO)을 통해 투자를 유치했다고 판단했다. 검찰의 기소가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파두 관계자는 검찰 기소에 대해 "투자자와 시장 관계자에 심려를 끼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법적 절차의 범위 내에서 성실히 안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