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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을 잇는 기찻길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사람과 지역, 문화를 연결하는 혈맥이다.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이면서도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느림의 미학'을 선사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이 기찻길 위에 여행의 낭만을 설계하고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기업이다. 지난해 11월 코레일관광개발 제13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백신 사장은 '국민이 먼저 찾는 관광·레저 전문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공공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철도 인프라를 기반으로 KTX·SRT 승무와 관광을 연계한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운영하는 공공기관이다. 철도관광과 테마파크(정선·곡성·강릉·청도 레일바이크) 운영, 철도 승무 서비스를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과 상생하는 관광콘텐츠 발굴에 집중, 공공성과 수익성을 함께 추구하는 종합관광레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권 사장은 "최근 여행 트렌드는 유명 관광지를 스치듯 지나는 단체관광에서 벗어나, 현지의 문화와 일상에 깊숙이 스며드는 '체험형 여행'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지역 곳곳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콘텐츠를 발굴해 기차여행과 연결하는 것이 코레일관광개발의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내세운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지자체와의 상생 협력'이다. 권 사장은 "코레일관광개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지역과의 동반 성장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기차여행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끄는 가장 효과적인 동력"이라고 역설했다.
취임 후 20여개 지자체와 손을 잡은 권 사장의 구상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산림·스포츠·미식 등 지역의 핵심 자원을 철도와 결합한 새로운 관광 모델은 시장의 반응을 얻고 있다.
'산림관광투어패스'는 교통·체험·숙박을 하나로 묶어 임업인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축구·씨름 등과 연계한 '스포츠열차'는 팬 투어리즘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안동 등 영남권 전통주 문화를 테마로 한 '술례(酒禮)열차'는 양조장 투어와 푸드 페어링을 통해 지역 청년 창업과 양조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맛으로 떠나는 여행'의 진수를 선보였다.
권 사장은 "단순 상품 개발을 넘어 지역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상생형 관광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DMZ, 야간 별밤열차, 과학열차 등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과 철도의 연결고리를 더욱 단단히 하겠다"고 자신했다.
ESG 경영, '지속가능한 여행'의 모범을 제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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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사장은 "철도는 자동차의 6분의 1, 항공의 12분의 1 수준의 탄소만 배출하는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철도여행 자체가 곧 저탄소 녹색 전환의 모델인 셈"이라며 공공기관으로서 ESG 경영 실천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산불 피해 지역 묘목 기부, KTX 자판기를 통한 지역 특산물 판매 등 환경 보호와 지역 상생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부모가정 등 관광 취약계층에 최고급 '해랑열차' 가족여행을 전액 지원하고 장애인 네일·뷰티 아티스트가 근무하는 사내 카페 '수(手)다방'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직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과 복지 향상에도 각별히 신경을 쏟고 있다. 권 사장은 코레일관광개발의 핵심 경쟁력은 현장에서 고객을 마주하는 승무원들로부터 나온다고 믿는다.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직원들을 위해 명상, 온실 정원 투어 등 정서 회복을 돕는 '휴(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자녀수당과 출산축하금을 신설하는 등 출산 장려 정책도 강화한다. 그는 "직원의 만족도가 곧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경영의 기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K관광의 첨병으로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인 전용 'DMZ 평화열차'는 한반도의 역사를 체험하는 상징적 상품으로 자리 잡았고, 반도체·식품 등 첨단 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산업관광' 상품은 한국의 경쟁력을 알리는 새로운 창구가 되고 있다.
권 사장은 임기 내 목표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을 꼽았다.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서비스 품질 향상 ▲직원 만족도 제고 ▲철도와 관광의 시너지 극대화라는 주춧돌을 놓겠다는 포부다. 그러면서 "직원들과 함께 기초를 단단히 다져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그 힘을 바탕으로 국민께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