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22년 발표한 녹지생태도심 정책의 첫 프로젝트로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서울역-서대문 1·2구역 1지구)의 착공을 알렸다. 문화와 녹지가 연계된 복합공간 건설 사업을 계기로 서울에 대규모 민간 녹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5일 '녹지생태도심 선도 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착공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인제 서울시의회 부의장, 김길성 중구청장,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 대표이사,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등 사업 관계자들과 지역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서소문빌딩 재개발 사업은 중구 순화동 7번지 일대에 지하 8층~지상 38층 업무·문화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도시정비형 재개발이다. 2030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시공을 맡은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는 "단순 건축물이 아니라 서울시의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실현하는 상징"이라며 "시민이 숨 쉴 수 있는 녹지와 보행 공간, 업무와 문화, 일상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도시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삼성은 그동안 세계 각지에 초고층 랜드마크를 건설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건축물을 구현하겠다"며 안전과 품질, 친환경 건설과 스마트 시공 기술을 통해 지역과 도시 재생의 모범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소문 재개발 착공이 서울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자랑스러운 공간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녹색 모자를 쓰고 등장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착공식이 녹지생태도시의 출발이라는 상징의 의미를 담아 모자를 착용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도시 경쟁력은 빌딩 높이가 아니라 사람이 숨쉴 수 있는 녹지의 넓이와 연결성으로 평가된다"며 "미국 뉴욕의 허드슨 야드, 일본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스처럼 세계 주요 도시는 도심 한복판에 녹지와 시민을 위한 열린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상에 충분한 녹지를 확보하려면 높이와 밀도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공공 재원을 쓰지 않고 규제 완화를 통해 녹지를 확충해 나가는 도심 재창조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건물은 슬림하게, 확보한 땅은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 도심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서울 어디서든 걸어서 닿을 수 있는 녹색의 생태 산책길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서울시 손잡고 38층 복합시설 건립… 2030년 준공 목표
공사가 완료되면 서소문 일대는 문화와 녹지를 품은 혁신 업무지구로 재탄생한다. 시는 서소문빌딩 재개발의 녹지형 개방 공간(보행로 포함)을 당초 8010㎡에서 226% 늘어난 1만8140㎡ 확보했다. 서부 도심의 랜드마크가 될 클래식 전문 공연장(1100석 규모)도 들어선다.오 시장은 "강북 최초 클래식 공연장과 연계해 누구나 문화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열린 복합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번 사업은 주변 부지와의 통합 녹지 공간을 통해 녹지 면적이 1만㎡ 이상 확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22년 '고층 빌딩과 나무숲이 공존하는 도시'(녹지생태도심)라는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일터와 삶, 여가와 복지가 하나의 생활권 안에서 어우러지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정책 핵심이다. 서울시는 도심부 면적의 15% 이상을 녹지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시의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에 따라 추진 중인 정비사업지는 36곳이다.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서울광장의 약 8배(10만㎡)에 달하는 대규모 민간 녹지가 확충된다. 서울 전체를 하나의 녹색 네트워크로 연결한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오 시장은 "녹색 도시는 기후 위기 대응을 넘어서서 도시를 치유하고 시민의 삶을 회복시키는 전략"이라며 "빌딩 숲에 나무 숲이 어우러지고 일상에 녹지가 스며드는 변화는 서소문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