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서 생쥐 8마리 키우는 아내가 본인의 우울증을 남편 탓을 해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MBC 제공

집 안에서 생쥐 8마리 키우는 아내가 등장했다.

지난 22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는 '집사 부부'의 사연이 그려졌다. 아내의 말이라면 1초 만에 출동하는 집사 남편과, 집 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무기력하게 보내는 아내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집사 부부' 아내는 하루 대부분을 집에서만 보내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런 가운데, 갑자기 어디선가 생쥐들을 데리고 나와 쥐 한 마리 한 마리를 쓰다듬어주고 놀아주며 애정을 드러내 MC들을 경악하게 한다.

알고 보니 아내는 반려용 생쥐 8마리를 키우고 있었던 것. 이에 대해 아내는 "어릴 적 길에서 본 생쥐가 귀여워서 덥석 손으로 잡은 적이 있다. 그때부터 생쥐가 귀엽게 느껴졌고,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아내는 생쥐 8마리 외에도 다람쥐와 반려견까지 총 11마리의 동물을 키우는 중이었다.

남편은 "집 안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한다"라고 폭로했으며 실제 촬영 중 제작진이 악취로 인해 코피를 쏟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오은영은 현재 시험관 시술을 통해 임신을 준비 중이라는 부부에게 단호한 처방을 내렸다.


남편은 춘천에서 잠실에 위치한 회사까지 콜택시, 시외버스, 지하철, 자전거를 번갈아 이용하며 험난한 출근길을 오가고 있었다. 현재 정규직이 아닌 아르바이트 신분임에도 남편은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거리가 멀어도 감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남편은 퇴근 후에도 아내의 사소한 심부름을 군말 없이 수행하여 출연진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를 본 문세윤은 "콩트를 보는 것 같다"라고 평했고 소유진은 "제작진 대본이라고 오해받을 정도로 남편이 말을 너무 예쁘게 한다"고 감탄했다.

하지만 부부의 내면에는 깊은 갈등과 상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아내는 목사와 전도사의 딸로 자라며 경험한 강압적인 환경과 더불어 9세 무렵 위험한 행동을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20대 초반에 우울증 진단을 받았음을 고백했다. 특히 남편을 따라 춘천으로 이주한 뒤 15년 동안 키운 강아지가 세상을 떠나고 남편이 전도사로 일하던 당시 교회 지인들로부터 "그래도 예배는 꼬박꼬박 나와라"라는 식의 압박과 공격을 받았던 경험이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악화시켰다고 토로했다.

남편은 과거 자신이 전도사로 일할 당시 아내가 겪었던 고충에 대해 "아내가 몸이 아파 예배에 늦을 때가 있었는데 교회 지인들에게 힘든 일을 털어놔도 돌아오는 건 차가운 반응뿐이었다"라며 "아내가 교회 가는 것을 어려워하게 되면서 결국 전도사를 그만두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박지민은 남편에게 "아내가 많이 시키는데 속으로는 힘들지 않느냐"라고 물었으나 남편은 "원래 아내가 요리와 집안일을 잘했는데 올해 유독 힘들어해서 제가 더 많이 하게 된 것뿐"이라며 아내를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오은영은 "생쥐들의 수명이 다하면 더 이상 기르지 말고 환경을 재정비해야 한다"라며 "쥐를 키우는 환경은 아이를 키우기에 적합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오은영은 아내에게 "정말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면 주변 환경부터 정리하며 마음을 키워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내는 "내가 아기를 낳는다면 우리 엄마보다는 잘 키우고 싶다"라는 속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보였다. 무기력의 늪에 빠진 아내와 그런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남편이 오은영의 '힐링 리포트'를 통해 건강한 부모가 될 준비를 마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