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북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화를 추진한다. 사진은 22일 오전 오 시장이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사업 현장을 방문한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북의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화를 추진한다. 시는 총 4조6000억원을 들여 강북을 관통하는 20.5㎞ 지하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시민들의 이동 시간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구상을 내놨다.

오 시장은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사업 현장을 방문해 "강북의 교통 인프라가 강남에 비해 열악하다"며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를 허물고 지하에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성산 나들목(IC)부터 신내 나들목(IC)까지 강북권을 가로지르는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 약 20.5㎞ 구간에 왕복 6차로의 지하도로를 건설하고, 개통 후 기존 고가도로를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계획안에 따라 지하도시고속도로 건설, 기존 고가도로 철거와 지상도로 정비에 소요되는 총사업비는 약 3조4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1단계 구간을 기준으로 한 예산이며 2단계 공사가 확정될 경우 약 1조2000억원의 추가 재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는 앞으로 12년 동안 연간 약 3000억원(전체 예산의 0.6%)을 투입해 재정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 연간 예산이 51조원을 넘는 만큼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간 3000억원 투입… 평균 통행속도 2배 개선

서울시는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 사업을 2030년 착공해 2035년 개통, 2037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사업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시에 따르면 러시아워 시간대 하루 13만대의 차량이 몰려 내부순환로 진·출입시 20분 이상 지체된다. 평균 시속은 35㎞로 도시고속도로로서의 기능이 약화된 상태다.


오 시장은 "지하도시고속도로가 완성되면 67㎞의 평균 통행 속도가 확보돼 지금보다 2배 이상 빠르게 강북을 횡단할 수 있다"며 현재 강북 주민들이 겪는 여러 교통 불편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완공 시 성산에서 신내까지 이동 시간은 기존 38분에서 18분으로 단축된다.

이어 오 시장은 "내부순환로가 걸쳐있는 8개 자치구에 12만가구를 허물고 16만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4만가구가 증가하는 영향으로 교통 수요도 늘어나게 돼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향후 5년간 설계와 사전 절차를 마무리하고 2030년 착공해 2035년 지하고속도로를 개통, 2037년까지 기존 고가 구조물 철거 등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내부순환도로와 북부간선도로 철거 시 지상부에 기존 구조물 공간을 활용해 2개 차로가 추가 확보된다. 지하고속도로 역시 왕복 6차로로 건설돼 현재 내부순환로보다 2개 차로가 더 늘어난다. 도로 용량이 10% 이상 상승하게 된다.

1990년대 중반 개통한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는 서울 강북의 중심부를 횡단하며 지역 간 신속한 이동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거대한 고가도로 구조물이 지상부를 점유하는 방식으로 조성돼 지역 단절과 발전을 저해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