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8일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에 문을 연 BYD Auto 전시장 모습. /사진=BYD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전기승용차 시장에 안착한 BYD가 진출 1년을 앞두고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늘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오프라인 접점 확대로 신뢰 확보와 더불어 소포모어 징크스(1년차보다 2년차에 부진한 상황) 대비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BYD는 최근 한 달 사이 송파·동탄·천안 전시장과 스타필드 운정·안성 전시장, 김포 서비스센터 등 전시장 5곳과 서비스센터 1곳을 새로 열었다. 전국 주요 도시 기준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한 거리에다 유동 인구가 많은 복합쇼핑몰 중심으로 배치하며 구매 목적이 없더라도 쇼핑이나 여가 동선 속에서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접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짠 것이다.


현재 BYD 승용차 전시장은 28곳, 서비스센터는 16곳이 국내에서 문을 열었다. BYD 관계자는 "올해 초 런칭 당시 전시장 30곳, 서비스센터 25곳 구축을 올해 목표로 세웠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서 오는 애프터 서비스(AS) 불안 우려를 완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사진은 BYD의 전기 SUV 모델인 (오른쪽) 씨라이언7과 아토3. /사진=BYD

올해 1월 전기승용차 시장에 공식 진입한 이후 BYD는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5000대 안팎을 기록했다. 중형 전기 SUV '씨라이언7'과 소형 SUV '아토3'가 판매를 이끌며 브랜드 존재감을 키웠다. 씨라이언7은 9월 출시 이후 월 500~800대 판매 흐름을 이어가 지난 11월 누적 2000대를 넘기는 등 '효자'로 자리 잡았다.

씨라이언7의 국내 판매가는 4490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4300만원대 수준이다. 테슬라 '모델Y'보다 8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대로 국내 중형 전기 SUV(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5 등)와 비교해도 부담을 낮췄다. '아토3'도 해외 주요 시장 대비 낮은 3150만원(기본 모델)에 보조금 적용시 2000만원 후반대로 출고 가능해 '한국이 가장 싸다'는 인식을 굳혔다.

전문가들은 BYD가 1년 동안 단기 수익보다 장기 신뢰 구축에 방점을 둔 전략을 펼쳤다고 본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 단계에서 중요한 건 소비자들에게 '중국산 전기차도 품질과 안전성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라며 "론칭 이후 지금까지 품질 이슈나 사고가 없었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거점을 늘려 경험 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신차 효과와 가격 메리트로 전기 승용차시장 진출 첫해 경쟁력은 입증했지만 오프라인 인프라 확충 이후에도 판매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BYD 관계자는 "올해가 양적 확장에 집중한 해였다면 내년부터는 질적인 성장과 운영 고도화에 더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BYD가 단기적 가격 인하를 넘어 한국 시장에 중장기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전망이다.

중장기 성패는 가격 전략 조정 여부에 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전기차 캐즘과 정부의 보급 정책이 전기차 시장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가격 허들을 얼마나 더 낮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금처럼 가격대가 2800만~2900만원에서 시작하는 구조라면 보조금 적용 후에도 국산 전기차와 격차가 300만~500만원 수준에 그친다"며 "이 정도 차이라면 소비자들은 여전히 국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