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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이정민 통합진보당 전남도의원이 F1대회 중단을 요촉구하며 삭발을 하고 있다. |
내년 'FIA 포뮬러1 월드 챔피언십'(F1) 한국 대회가 사실상 중단됐다. 이런 가운데 향후 대회의 개최를 희망하고 있는 박준영 전남도지사의 의사와 달리 진보 성향의 지역 단체들은 박 지사의 사퇴와 F1대회 완전 중단을 요구하는 등 F1을 둘러싼 입장차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남 진보연대는 9일 “전남도가 F1대회를 개최하면서 1980억원에 달하는 지방채 발행으로 관련 부채만 4478억원이 발생해 전남재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전남 진보연대도 이날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 F1관련 예산이 9000억원이 넘게 투입됐다”며 “향후 대회를 치르게 되면 관련 비용이 1조1000억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F1대회 중단은 엄연한 현실이 됐다”며 “도민의 혈세를 낭비한 박준영 지사가 전남도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통합진보당 전남도의원은 F1대회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한 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이날 전남도의회에서 열린 제282회 2차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이 시점에서 F1대회를 또다시 할 것인가는 중요한 일이 아니며, 냉정한 평가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조사위원회 구성 등으로 잘잘못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저를 포한한 전남도의원 모두가 책임져야 하고, 박준영 지사만을 위한 행정, 그리고 용비어천가를 불렀던 공직자들의 행태 또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자동차경주에 이런 저런 주장을 했던 모든 이들은 스스로 되돌아 보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F1대회와 관련 박준영 전남도지사를 상대로 고소·고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F1대회를 둘러싼 거센 후폭풍이 몰려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박준영 지사는 지난 7일 F1 한국대회 개최 무산과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여러방면에서 살펴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F1대회가 우리나라와 전남을 널리 알리고 외국인 1만5000명을 비롯해 16만 관중이 몰려 이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400억원이나 되는데도 일부에선 180여억원에 이르는 운영적자만을 부각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며 “운영적자만을 생각한다면 F1은 더 이상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지역에 떨어지는 경제효과를 생각하면 계속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