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시장 바로미터인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아파트값은 이달 첫주 한국감정원 조사결과 0.09%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값도 전주대비 0.05% 떨어졌다. 반면 서울 새아파트 분양시장은 청약경쟁률이 최고 수백대1을 나타낸다.
이런 현상은 내집마련 수요와 정부의 새아파트 분양가규제,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현경제상황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 부동산전문가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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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
◆내집마련+집값상승 '투자유인' 여전
정부가 다주택자 대출한도(LTV)를 집값의 최대 30%까지 낮추면서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변수인 자금줄이 막혔다. 그러나 전셋값이 매매가격과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 만큼 상승하는 데다 앞으로 장기적인 집값상승을 기대할 때 여전히 주택수요는 많은 편이다. 특히 무주택자, 신혼부부, 저소득층 등은 새아파트 특별공급 자격을 받아 청약인기를 높이는 주요원인이다.
기존아파트를 매매하려면 계약금을 걸고 입주시기에 맞춰 잔금을 내야 하지만 새아파트는 분양 후 준공까지 약 2년의 시간에 걸쳐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치르므로 상대적으로 자금부담이 적다.
서울에 거주 중인 신혼부부 이나라씨(가명)는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자녀들을 키우려면 계속 전세로 살 수 없는 문제도 있지만 대출을 갚을 능력이 된다면 최대한 빨리 내집마련을 하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이라며 "2년 사이 전셋값이 수억원 올라 몇년 후 미래를 볼 때 집값이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한 분양가 규제를 하면서 새아파트 청약열기를 부추긴다. 현행 주택법에 따라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선분양할 때는 의무적으로 HUG 분양보증을 가입해야 한다. 시행사나 건설사가 사업도중 부도날 경우 분양자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다. 만약 HUG 기준보다 분양가를 높이려면 후분양을 택해야 하는데 자금조달이 쉽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최근에는 주변시세 대비 1억원가량 낮은 분양가도 나와 전매가 금지됐음에도 추후 매도 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로또아파트' 열풍까지 분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국내도 금리인상이 본격화됐지만 여전히 부동산이 수익률 높은 투자처로 인식되는 점도 이런 청약인기를 더하는 요소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정부규제가 한쪽은 침체를 한쪽은 과열을 불러온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장 본부장은 "기존 주택시장은 그동안의 단기급등에 따른 피로와 보유세 개편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반면 부동산시장이 전체적으로 불투명해도 서울과 수도권 역세권은 시세하락 위험이 낮으므로 여전히 유망한 투자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