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사진=뉴스1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사진=뉴스1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겨누던 비판의 칼날을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에게로 돌렸다. 후보 단일화 논의가 무산됨에 따라 자신이 야권의 유일한 대안임을 강조하면서 야권 민심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6·13 지방선거의 선거운동을 시작한 이후 줄곧 현역 시장인 박원순 후보의 정책을 비판해왔다. 특히 조선시대 관직인 한성부 판윤까지 거론하면서 박 후보가 7년이라는 오랜 기간 서울시장을 역임하고도 3선 도전에 나선 점을 지적하고 이제는 교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비교적 언급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국당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언급하면서도 김 후보 자체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안 후보는 김 후보를 본격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집중유세 자리에서 한 연설 대부분은 김문수 후보에 대한 비판이었다. 안 후보는 김문수 후보와 한국당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 및 국정농단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며 야권 표심을 자신에게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안 후보의 태도 변화는 단일화 논의가 무산됐다는 판단에서 나온 듯하다. 동시에 선거 초반부터 강조했던 야권 민심의 전략적 투표를 끌어내려는 의도도 있다. 또 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캠프 사이의 불편함도 태도 변화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역 일대에서 가진 집중유세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역 일대에서 가진 집중유세에서 유권자들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스1

안 후보는 11일도 가양역 앞 유세 후 기자들을 만나 "김 후보는 서울시장에 당선되는 것보다 (지방선거 이후의) 정계개편에 관심이 있고 주도권을 잡으려고 한다"고 비판하며 단일화 무산에 대한 책임을 김 후보와 한국당에게로 돌렸다.
아울러 김 후보가 바른미래당을 지방선거 이후 없어질 정당이라고 발언한 것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 대표는 부산·대구에서 지면 '문 닫겠다'고 하는데 어차피 문 닫을 정당이라면 야권표를 분산시키지 말고 야권 단일화에 협력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안 후보의 태도 변화에 '3등만은 피하자'라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다소 뒤처졌다. 안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검색 키워드 추세를 지수화하는 네이버 트렌드·구글 트렌드를 제시하며 자신이 가능성 높은 후보임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을 유일하게 맞춘 것이 구글 트렌드"라며 "구글 트렌드를 검색해보면 1위를 달리는 것이 저이고, 2위는 박원순 후보다. 김문수 후보는 한참 뒤처진 3위를 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