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파업' 만능주의에 빠진 현대차·기아

협력업체 고통으로 이룬 성과급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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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에 파업 전운이 감돌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 중심에 선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9월 12일 임금단체협상(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해내며 파행은 면했다. 현대차 노조는 13일부터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었다. 이번 잠정합의는 지난 6월13일 임단협 상견례 시작 후 석 달여 만이다.

합의안 주요 내용은 기본급 4.8% 인상(11만1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2022년 경영실적 성과금 300%+800만원,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 기념 특별격려금 250만원, 2023년 하반기 생산/품질/안전 사업목표달성 격려금 100%, 2023년 단체교섭 타결 관련 별도합의 주식 15주,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지급 등이다. 사실상 전년 대비 12% 수준의 연봉인상이다. 가장 큰 이견을 보인 '정년연장'은 정부 정책과 법 개정 상황 등을 지켜본 뒤 내년 상반기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끝이 아니다. 기아 노조도 현대차만큼 대우해달라는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임금협상 결렬 선언 후 본격적인 쟁의행위도 준비하고 있다. 타이어와 철강 등 연관 업종에서도 힘든 시기를 이겨낸 만큼 성과를 나누자는 요구를 시작했다. 이들 기업은 완성차 노조의 파업 영향을 받으면서 사내 노조의 파업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기업만 놓고 보면 근로자들의 당연한 권리 주장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전·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자동차산업의 특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연례행사가 돼버린 자동차 노조의 파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싸늘하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지난해 실적이 좋았으니 많이 나눠달라는 것이다.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생산활동을 벌인 결과가 '이윤'인데 이를 바라보는 양측의 시각이 달라서 문제가 생긴다. 기업은 불확실성을 대비할 체력을 키워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에 노조의 임금인상을 무조건 들어줄 수 없다.

덩치가 큰 협력업체는 이런 상황을 감당할 여력이 있지만 소규모 협력사들은 고충을 토로한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2016년 현대차의 파업으로 발생한 1차 협력업체들의 총 매출 손실액을 1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발생한 손실분일 뿐이고 불필요하게 지출한 비용까지 더하면 이를 훨씬 웃돈다.


파업과 태업 등의 쟁의행위 이후도 문제로 지적된다. 완성차 공장에 생산 차질이 생기면 노사 합의 후 부족한 생산물량을 채우기 위해 특근을 하며 추가 생산에 나선다. 부품업체들도 특근을 하며 보조를 맞춰야 하는데 이때 불필요한 특근 수당 등의 비용이 발생한다.

자동차 산업은 정부의 성장주도 정책 아래 덩치를 키웠다. 노조가 어린아이처럼 투정을 부릴 때마다 사탕을 쥐어 주며 달랬다. 산업이 폭발적으로 발전하던 당시엔 옳은 결정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사탕 맛조차 느끼지 못한 동생들은 떼를 쓰는 큰형의 행태에 불만이다.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 없이는 기업의 생존을 논할 수 없다. 함께 살아 남기 위해선 전향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상생의 방안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성과를 나누려는 태도가 먼저다. 미래지향적인 노사관계 변화를 기대한다.
 

박찬규
박찬규 [email protected]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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