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 구조 개편을 위한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안 제출 시한을 19일까지로 앞당긴 가운데 LG화학에 이어 여천NCC도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안을 확정해 정부에 제출했다.사진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9월19일 울산 남구 석유화학산업단지 내 S-oil 샤힌 프로젝트 건설현장을 방문해 생산 및 안전관리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가 불황에 빠진 석유화학 업계 구조 개편을 위한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안 제출 시한을 19일까지로 앞당긴 가운데 LG화학에 이어 여천NCC도 석유화학 사업재편계획안을 확정해 정부에 제출했다. 아직 최종 조율이 진행 중인 울산산단만 계획안을 제출하면 정부가 요구한 석유화학 구조조정 밑그림이 모두 완성된다.

LG화학은 19일 "석유화학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 이행과 국내 석유화학 업계 구조 개편에 참여하기 위해 사업재편계획안 자료를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 8월 '선(先) 자구 노력, 후(後) 지원' 원칙을 제시하며 업계 논의를 촉구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다만 LG화학은 제출한 계획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LG화학 관계자는 "정부에 제출한 계획안은 아직 초안 단계여서 정부 검토 과정에서 재편 방안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여수산단에서 GS칼텍스와 설비 통합을 전제로 한 합작법인(JV) 설립에 뜻을 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설비 노후도가 높은 LG화학 여수 제1공장(에틸렌 기준 연산 120만톤)을 폐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대산산단에서는 한화토탈(152만5000톤)과 LG화학(130만톤)의 협업 모델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같은 산단에서 이미 1호 감축안이 제출된 만큼 추가 감축이 이뤄지더라도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천NCC의 공동 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 역시 이날 오후 사업재편계획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양사 역시 구체적인 재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 가동이 중단된 연산 47만톤 규모의 여천NCC 3공장을 폐쇄하고 여천NCC 1공장(90만톤)·2공장(91만5000톤)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123만톤) 가운데 하나를 추가로 폐쇄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소 137만톤 이상의 감축량을 달성할 전망이다. 당초 한화솔루션과 DL케이말 간 이견이 표면화되며 계획안 제출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며 합의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울산산단도 이날 SK지오센트릭(66만톤), 대한유화(90만톤), 에쓰오일(18만톤) 등 3개사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재편안 제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들 기업은 우선 다운스트림 공정 최적화 방안을 도출한 뒤 NCC 감축을 논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사가 보유한 NCC 감축량을 두고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어 연말까지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지난달 26일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방식의 1호 사업재편계획안을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하고 승인을 요청한 바 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재편계획안 제출 시한을 당초 이달 말에서 19일로 앞당겼다. 정부가 구조조정 논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음 주 초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에쓰오일, HD현대케미칼 등 국내 10개 NCC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계의 자구 노력과 구조조정 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