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온 저축은행은 예성, 예나래, 예주, 예신저축은행 등 총 4개 가교저축은행이다. 가교저축은행이란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부실저축은행의 자산부채를 이전받아 제3자에게 매각할 때까지 한시 운영하는 저축은행을 말한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12월19일 4개 가교저축은행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마감한 결과, 러시앤캐시 브랜드로 유명한 아프로파이낸셜그룹,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 등을 포함해 3~5곳의 투자자가 응찰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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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머니투데이 DB |
예보는 조만간 숏리스트를 선정하고 이달 중 현장실사를 진행한 후 이달 말에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예성·예나래저축은행의 매각주관사는 삼정회계법인이, 예주·예신저축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대부업체 1위인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은 1~2곳 정도의 저축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저축은행 인수의지가 높고 최근 배구단 설립에 성공하면서 대외적 평판이 그리 나쁘지 않아서다. 또 이번 가교저축은행 매각의 경우 인수주체로 대부업체를 염두에 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대부업체 외에는 마땅히 저축은행을 매각할 인수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KB·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와 일부 시중은행이 한두개 이상 저축은행을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예보가 새로운 인수 대상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최윤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저축은행 인수 의지도 남다르다. 최 회장은 2009년부터 저축은행 인수에 9차례 실패한 바 있다. 이번 도전이 10번째다. 최 회장은 "저축은행을 인수해 업계 주도적으로 20%대의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저축은행 인수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처럼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이 저축은행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이유는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다. 이미 대부업계에서 막대한 수익을 낸 만큼 제도권 금융으로 들어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아프로파이낸셜그룹의 자회사 A&P파이낸셜대부의 순수 자금력은 2013년 9월 말 기준 1조100억원이다. 12년 전 130억원에서 약 80배나 늘었다. 자기자본 증가의 대부분이 순이익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난 12년간 1조원, 연평균 830억원의 이익을 낸 셈이다.
여기에 대부업계 3위인 웰컴크레디라인 역시 최소 1곳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부실저축은행으로 한차례 곤혹을 치룬 저축은행을 대부업체에 맡기는 것이 합당한지 여부다. 또 일본계 자금이 한국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러시앤캐시와 웰컴론을 보면 사실상 일본계 자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외국(일본)자금이 한국시장을 잠식하면 언제 먹튀(먹고 도망가다의 준말) 논란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