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도서 할인전, 도서정가제 D-13.”

오는 21일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한 온라인 도서유통업체는 이 같은 광고 문구를 내걸었다. 도서의 최대 할인폭을 15%로 제한하는 도서정가제가 모든 간행물에 확대 실시됨에 따라 21일부터는 더 이상의 아낌없는 할인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13일 동안 출판·유통업계는 마지막 할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도서정가제에 따른 관련주의 동향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출판업은 물론 도서유통업과 학습지 관련주들 또한 해당 정책에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사진=머니투데이DB

도서 판매가 올라 영업마진 개선

도서정가제란 출판사가 책 가격을 정하고 유통사는 정해진 가격대로 판매하도록 한 출판문화산업진흥법 규정이다. 기존 법안은 실용서와 초등학습참고서를 제외한 신간에 대해서만 10% 가격할인과 9% 간접할인으로 제한했으나 출간이 18개월 이상인 구간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는 신간과 구간 모두 15%로 할인율을 제한키로 했다. 기존 도서정가제가 신간 위주로 적용돼 구간도서 등은 사실상 무제한 할인이 가능하다는 점에 주목해 구간도서, 실용서, 초등학습 참고서 등 모든 간행물에 도서정가제를 적용키로 한 것.

관련업계에서는 ‘제2의 단통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지만 주식시장에서는 제도 변화로 도서 판매가가 올라 영업마진에 개선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컨대 정가 1만원짜리 책의 경우 기존 할인율(24%)을 적용하면 이 책의 평균 판매가는 7600원. 이를 개정안으로 고쳐 15% 할인하면 판매가는 8500원까지 오른다. 9%포인트의 할인율 감소에 11.8%의 원가율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이번 도서정가제 개정으로 도서 한 권당 평균 구입가격은 현재보다 약 1.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간접할인 등의 판촉비가 절감될 것을 셈해도 약 1.3%포인트 수준의 마진 개선은 무리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진흥원의 분석이다.

문제는 수요 감소다. 가격 상승 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어 관련업계의 도서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업체별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가격이라는 핵심 요소가 같아진다는 것은 결국 브랜드 인지도와 배송서비스, 타 사업부 등에서 경쟁력이 구별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도서정가제 개정에도 예스24, 인터파크 등과 같은 대형업체의 영업이익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인터파크·예스24 등 큰 폭 상승

실제 대형 인터넷도서판매업체인 예스24와 인터파크의 주가는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두고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예스24의 경우 10월 초 종가기준으로 5760원이던 주가가 7일 현재 7210원으로 25.17% 올랐다. 올 초(4360원)부터 셈하면 현재까지 65.37% 급등했다. 이 사이 지난 3일에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최광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스24는 개정된 도서정가제의 효과가 반영되는 내년 영업이익률이 과거 3년 평균 1.5% 대비 두배 증가한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애널리스트는 “국내시장 점유율 44%의 압도적인 시장지배력과 체계적인 물류시스템을 바탕으로 제도 변화에 따른 수혜는 1위 사업자인 예스24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터파크의 법인인 인터파크INT는 7일 현재 올 초 2만3400원의 주가에서 8.97% 오른 2만5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으나 11월 도서정가제 이후 도서부문의 이익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대교와 능률교육 등 학습지 관련주와 삼성출판사, 예림당과 같은 출판사의 주가도 눈에 띄게 급등했다. 인터넷도서판매업체와 마찬가지로 도서 판매가격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대교는 올 초 6750원을 기록한 주가가 7일 현재 7370원으로 9.19% 올랐으며, 능률교육은 같은기간 3015원에서 38.81% 오르며 737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출판사의 급등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올 초 4230원을 기록한 주가는 무려 59.34%가 올랐다. 예림당 또한 같은기간 6.70% 오르는 등 도서정가제 시행을 앞둔 기대감에 관련주들의 주가가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