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점 내세워 마케팅 경쟁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치아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동양생명, NH농협생명, KB생명, 라이나생명, AIA생명 등이다.
보통 치아보험은 5세부터 5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일부 상품은 75세까지도 가입할 수 있다. 치아보험 출시가 활발해진 만큼 각 상품마다 가입조건, 보장, 보험료가 다르다. 보험사들은 각자 자사상품의 장점을 내세워 마케팅 경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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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한화손보가 ‘무배당 하얀미소 치아보험’을 출시했다. 한화손보가 내세운 이 상품의 강점은 높은 임플란트 보장금액이다. ‘하얀미소 치아보험’은 임플란트 치료를 연간 3회 1개당 150만원씩 보장한다. 소비자가 임플란트 치료비를 부담스러워하는 점을 공략하기로 한 것이다.
자주 받는 보존 및 충전치료에 대해서도 연간 한도에 관계없이(크라운은 연 3개 한정) 치아당 최대 20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한다. 일반적인 신경치료인 치수치료도 영구치에 대한 진단확정 후 치료를 받은 경우 치아당 2만원까지 보장한다. 월납보험료도 저렴하다. 40세 기준으로 남성 2만5180원, 여성 2만원이다.
지난해에는 NH농협생명, KB생명, 동양생명 등이 치아보험시장에 뛰어들었다. NH농협생명은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점을 강조했다.‘NH스마일치아보험’의 월납보험료는 40세 남성 기준 2만6100원, 여성은 2만6400원이다. 보철치료와 충치치료를 주계약으로 보상한다.
지난해 11월 치아보험을 출시한 KB생명 역시 저렴한 보험료를 강조했다. ‘KB치아사랑플러스보장보험’의 월 납입금액은 30세 기준으로 남성은 2만400원, 여성은 2만2500원이다. 타사 월평균 납입금액(3만원)보다 훨씬 저렴한 점이 매력적이다.
일부 보험사는 기존에 출시했던 치아보험을 개정했다. 국내 최초로 치아보험상품을 출시한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무배당 THE 건강한치아보험(갱신형)’을 개정, 출시했다. 5세부터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은 5년 단위 갱신을 통해 최장 80세까지 보장하는 등 고령층 고객도 치과 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면책기간은 단축했다. 충전과 크라운의 경우 기존 180일에서 90일로 줄였다. 임플란트, 브릿지, 틀니 등 보철치료는 1년에서 180일로 단축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치아보험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익개선을 위해서다. 또 다른 목적은 치아보험을 통한 연계판매다. 월 납입액이 2만~3만원인 치아보험은 소비자에게 부담스럽지 않다. 따라서 보험설계사 입장에서도 치아보험은 쉽게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저축보험이나 종신보험 등 장기상품을 권하기 위한 일종의 미끼상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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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다로운 보상요건 ‘주의’
치아보험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08년이다. 중소형생명보험회사인 라이나생명이 처음 개척했다. 이후 AIA생명, 에이스생명 등 중소형보험사들이 주로 치아보험을 판매했다. 대형보험사가 관심을 갖지 않은 틈새를 파고든 치아보험은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 2011년 말까지만 해도 치아보험 가입자수는 16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대형사뿐 아니라 온라인보험사까지 치아보험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지난 2012년을 고점으로 2013년부터 치아보험시장이 꺾이기 시작했다. 손해율 악화가 원인이다. 실제 치아보험을 가장 오래 팔았던 라이나생명의 경우 치아보험 손해율이 180%에 육박했다. 이후 갱신 시 보험료를 최고 70~80% 인상해 소비자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치아보험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치과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은 외래환자 수는 1610만명에 달했다. 이들 중 200만명만 치아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직은 시장수요가 충분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판단이다.
보험사들은 저렴하고 보장 가능성이 큰 치아보험이 실손보험처럼 점차 필수보험이 될 것으로 본다. 손보사 관계자는 “치아보험은 한때 시장규모가 커지는가 싶더니 2012년 이후 급격히 줄었다”며 “가입자 수가 줄어든 만큼 손해율도 점차 안정되고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돼 올해부터 다시 치아보험시장에 활기가 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사 입장에선 새로운 상품을 통한 보장확대, 매출증대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보험사별로 보장에 차이가 있고 보험금 지급요건이 까다로워 부작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치아보험을 통해 단기간에 가입자 수를 대폭 늘릴 수는 있겠지만 높은 손해율이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보장금액과 보장내용이 다르고 보험금 지급요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가입 시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보험사별로 치료내용에 따라 가입 후 3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면책기간이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