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제분 류원기 회장(70) 아내 윤길자씨(72)의 청부 살해 피해자 고 하지혜씨의 어머니인 설모씨(64)가 최근 딸의 곁으로 떠났다.
지난 20일 하씨의 어머니 설씨가 하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하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설씨의 시신은 어머니 혼자 사는 집을 방문한 아들 진영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집 거실에서는 절반쯤 남은 소주 페트병과 빈 맥주 캔, 빈 소주병과 막걸리병 등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는 없었고, 부검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일단 영양실조에 따른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으로는 작지 않은 신장 165㎝의 설씨의 사망 직전 체중은 38㎏까지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여대생 청부 살인사건'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씨는 판사인 사위 김모씨(44)와 이종사촌 여동생인 하씨의 사이를 불륜관계로 오해하고 조카와 그의 고교 동창에게 1억7500만원을 주고 살인을 지시했다.
설씨의 아들은 "어머니는 평소에 뜨거울 것 같으니 죽으면 절대 화장 시키지 말고, 죽는 것 또한 겁이 난다고 하셨다"면서 "그런데 당신 마음 아픈 게 결국 몸이 버티질 못했다. 억울하게 당한 일, 자식을 잃은 슬픔은 그 무엇으로 이길 수가 없었다"라고 슬픈 심정을 토로했다.
하지혜씨 살인을 청부한 윤길자씨와 살인범들은 모두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하지만 윤씨는 유방암과 우울증, 당뇨 등 12개의 병명이 적힌 진단서를 발급 받아 교도소가 아닌 대학병원 병실에서 생활해 논란이 있었다.
검찰 수사 결과 남편인 류 회장이 윤씨 주치의 박병우 세브란스 병원 교수(58)에게 1만달러를 주고 허위 진단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두 사람을 구속기소했지만 모두 보석으로 풀려났고, 2심에서 류 회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박 교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영남제분 '여대생 청부 살인', 진실은 바뀔 수 없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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