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안아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미지투데이

온라인 카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카페는 과도한 병원 진료를 거부하고 자연 치유를 강조하는 부모가 모인 곳으로 알려졌다. 

안아키는 한 한의사가 2013년 개설한 온라인 카페로 회원 6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 카페에서는 자연주의 치료법 정보를 공유한다. 아이가 아플 때 약 처방을 가급적 자제하고, 자연 치유로 병을 이겨내고 면역을 키우자는 것이다.
시민단체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은 16일 안아키를 경찰청에 신고했다. 시민모임은 "극심한 고통을 겪는 아동에게 의료적 처치 없이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으로 아동을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는 아동 학대"라며 "안아키 회원들이 아동복지법과 보건의료기본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부모들은 안아키를 옹호하고 있다. 한 부모는 "병원은 백신 성분과 부작용을 설명하지 않고 '당연히' 맞춰야 한다는 식이다. 백신에 어떤 성분이 들었는지 궁금해하는 엄마들도 없다"며 자연면역된 항체가 백신면역된 항체보다 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다른 부모는 "얼마 전에 어린이집에서 장염이 돌았다"며 "병원에 입원한 다른 아이들보다 우리 아이가 훨씬 빨리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부모들은 안아키를 비판하고 있다. 한 부모는 "아이들에게 병원도 데려가지 않고 병을 견디라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예방접종도 하지 않은 아이들과 내 아이를 같은 곳에서 생활하게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다른 부모는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에서 단체 생활을 하다 안아키 아이들로부터 수두·홍역 등 전염병이 옮을 가능성을 걱정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안아키 논란이 커지자 카페 폐쇄를 요청했다. 게시글 중 일부에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운영진은 이달 안아키 카페를 자진 폐쇄했다.

장성인 연세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의학이 시작되기 전에 민간적인 치료 시도가 있었는데, 효과나 여러 논리를 중심으로 결국 의학이 발전한 것이다. 근거가 부족한 다른 치료 방법들은 지양하는 것이 맞다"며 "(안아키의) 자체적인 근거는 있지만 실험을 거친 것이 아니고 굉장히 위험하고 조심스러운 단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다만 일부 부모들의 우려처럼 안아키 아이들을 통한 감염 확률은 높지 않다며 "면역이 돼 있는 사람들 사이에 비면역자가 있을 경우 질병이 퍼질 확률이 낮다. 비면역자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자체로 꺼려할 수는 있겠지만 특정 질병을 유행시킬 정도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민간요법이 좋을 때도 있다' '평생 약에 의지해 살 수도 있는데 이것이 옳다고 할 수 있는가' '어느 것이 학대인지는 누가 검증할 것인가'등 편을 드는가 하면 '아이가 아프면 병원과 약국에 가야 한다' '약도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그에 비해 얻는 이익이 크다고 평가돼 사용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