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마철엔 도로가 평소보다 미끄럽고 시야 확보도 어려워 교통사고 위험이 커진다. 빗길 안전 운전을 위해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할 것은 단연 타이어다. 마모 상태, 공기압, 찢어짐 여부 등을 평소보다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최근 교통사고 분석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2022~2024년) 동안 우천 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는 총 3만5873건, 사망자 수는 총 592명으로 집계됐다. 빗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100건당 1.65명으로 맑은 날(1.24명) 대비 약 1.3배 높았다.
타이어 마모도 점검으로 미끄럼 방지해야
![]() |
장마철 타이어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모 상태 점검이다. 통상 타이어의 마모 한계선은 1.6㎜지만 안전한 주행을 위해선 홈 깊이가 3㎜ 정도일 때 미리 교체하는 것이 좋다.
한국타이어의 테스트 결과 홈 깊이 1.6㎜의 마모된 타이어는 젖은 노면에서 시속 100㎞로 주행 중 급제동 시 새 타이어 대비 제동력이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시속 80㎞로 코너를 돌 때도 도로 밖으로 이탈하는 등 미끄러짐이 크게 나타났다.
빗길 미끄러짐 현상은 타이어 배수 성능과 직결된다. 타이어는 트레드(지면과 맞닿는 타이어 표면) 고무층 사이의 홈을 통해 노면에 고인 물의 배수를 진행하는데 타이어가 지나치게 마모되면 홈의 깊이가 얕아져 배수 성능이 저하된다.
차의 바퀴가 물 위에 떠서 미끄러지는 '수막현상'도 이때 발생한다. 수막현상은 고속 주행 시 더욱 심해진다. 과하게 마모된 타이어로 젖은 노면을 빠르게 달리는 것은 물 위를 주행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로 위험하다.
전기차는 배터리 탑재로 인한 무거운 하중과 높은 출력 탓에 수막현상 발생 시 차 제어가 어려워 타이어 사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모 상태는 100원짜리 동전으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타이어 홈에 동전을 넣었을 때 '한국은행' 글자나 발행 연도가 보인다면 교체 시점이다.
여름·장마철 공기압 일부러 낮추면 위험
![]() |
타이어 공기압도 점검해야 한다. 여름철 높은 기온으로 타이어 내부 압력이 팽창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공기압을 5~10%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타이어 내부 공기가 팽창하는 것은 맞지만 적정 공기압은 이를 모두 고려해 마련된 기준이다.
공기압이 부족하면 회전 저항이 커지고 타이어 접지면이 넓어 열이 과도하게 발생할 수 있다. 고속 주행 시에는 타이어 표면이 물결치듯 일렁이는 '스탠딩 웨이브' 현상이 나타나 파열 위험이 있다. 타이어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공기압이 줄어들기 때문에 처음부터 낮게 유지하면 하중을 견디지 못해 위험하다.
반대로 공기압이 과하면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에 타이어가 쉽게 손상될 수 있으며 중앙 부분에 조기 마모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차급별 적정 공기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 수치는 차량 문 안쪽 스티커나 매뉴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기압은 월 1회 점검이 권장되며 타이어 열기가 식은 상태에서 측정해야 정확하다.
계절에 맞는 타이어 장착도 필수다. 아직 차에 겨울용 타이어가 장착돼 있다면 여름용이나 사계절용 또는 올웨더 타이어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여름용 타이어는 고온에서도 접지력을 유지하고 배수 성능을 높이는 트레드 패턴이 적용돼 수막현상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겨울용 타이어는 눈길이나 빙판길 주행 시 접지력과 제동력은 뛰어나지만 일반 노면에서는 소음이 크고 마모 속도가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