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넥슨 매각사태' 두고 한 목소리 "규제가 위기 키워"

채성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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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4 | 18:05:12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 겸 한국게임학회장이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14일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열린 ‘넥슨 매각사태, 그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가’ 정책토론회의 분위기는 무겁게 느껴졌다. 넥슨 매각사태로 돌아본 한국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본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이명박정부 시절 본격화된 ‘게임규제’가 위기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날 정책토론회는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 겸 한국게임학회장의 발제로 포문을 열었다. 위정현 학회장은 넥슨 매각사태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시작으로 ▲국내 게임산업 현황 ▲매각 시나리오 ▲향후 과제를 설명했다.

위 학회장은 넥슨 매각사태에 대한 경과를 이야기하며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기업 매각뉴스가 나오자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을 팔고 다른 분야에 투자하면 기술스타트업에 호재라고 주장하는 이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만약 삼성전자가 화웨이에 매각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위 학회장은 “한국 게임산업은 현재 도입·성장·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접어든 것 같다”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시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정부정책도 셧다운제,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웹보드 등 규제중심으로 흘러가 게임업계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게임을 질병코드로 등재할 경우 보건복지부가 이를 도입하게 되면 한국게임시장은 한층 힘들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장과 규제정책을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야 한다”며 “게임을 마약과 동류로 보는 보건복지부의 질병코드 도입이나 셧다운제, 결제금액 상한성 등을 폐기하고 관성으로 진행하는 현 진흥책을 정체기에 적합하게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제2의 넥슨 매각사태를 막기위해서라도 중소기업 중심의 규제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 황 협회장은 “확률형아이템 등 기존 정책을 업계의 자율규제 형태로 전환하고 소비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모자란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심도있는 토론의 장이 열려야 한다”며 “만화 등 콘텐츠는 문화예술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게임은 아직도 부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식도 제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명 스노우파이프 실장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넥슨이 가지고 있던 의미가 컸던 만큼 이번 사태는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며 “아직도 자신을 유명한 게임개발자라고 소개하기 힘든 사회적풍토와 게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모여 현 사태를 만든게 아닌가 생각한다.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정부와 학계에서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넥슨 매각사태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웹젠 의장을 지냈던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을 매각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규제 때문에 회사를 판다는 접근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옳지 않은 규제를 개선하고 게임업계도 함께 자정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셧다운제가 만들어지고 게임은 마약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등 MB정부 시절 규제가 가장 심했다”며 “국내 게임산업에 가해지는 규제를 뜯어보면 옳지 않은 틀이 있는데 이 부분이 개선되지 않으면 넥슨 매각사태 같은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위 학회장은 넥슨 매각 시나리오로 ▲텐센트 단독인수 ▲해외기업 주도 컨소시엄 인수 ▲국내외 기업 부분 매각 ▲매각실패 및 현상유지 등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