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n번방 사건 수사가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 이와 비슷한 텔레그램 대화방이 또 등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 제보자 제공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수사가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 이와 비슷한 텔레그램 대화방이 또 등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 제보자 제공
[단독] '소다방 9번대피소' 등장… 텔레그램 n번방 '짝퉁'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수사가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 이와 비슷한 텔레그램 대화방이 또 등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최근 한 동호회 오픈 채팅방에는 누군가 선정적인 내용을 담은 텔레그램 링크를 보냈다. 링크를 보낸 이는 소다방 관리인으로 추정된다.

그가 보낸 텔레그램 링크 내용은 ‘소다방 Come Back!!’으로 시작되며, 텔레그램 방 이름은 ‘소다 9번대피소’다.


언론에 공개된 텔레그램 n번방은 운영진들이 1~8번까지 번호를 매긴 방에 회원들을 분산 운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소다 9번대피소’는 텔레그램 n번방과 비슷한 맥락의 방처럼 보인다.

소다방은 지난달 22일 ‘소다방 7번대피소’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같은달 28일 ‘소다방 9번대피소’로 정정됐다. /사진=소다방 캡처
소다방은 지난달 22일 ‘소다방 7번대피소’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같은달 28일 ‘소다방 9번대피소’로 정정됐다. /사진=소다방 캡처

소다방은 지난달 22일 ‘소다방 7번대피소’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같은달 28일 ‘소다방 9번대피소’로 정정됐다.
소다방이 동호회에 보낸 카톡 내용을 보면 ‘VIP 혜택’도 텔레그램 n번방을 떠올리게 한다. 작성자는 소다방 VIP 혜택을 ▲VIP방 입장가능 ▲소다방언니들의 XX 영상과 사진 열람 ▲신작 출사 열람 가능 ▲소다방채널 영상 원본파일 요청가능 등을 나열했다.

실제 텔레그램 n번방에서 아동 성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한 ‘박사’ 조모씨는 ‘박사방’을 크게 4등급으로 나눠 운영했다.

이는 누구나 영상을 볼 수 있는 ‘맛보기 대화방’과 일정 금액의 가상화폐를 지급하면 입장 가능한 3단계 유료 대화방이다. ‘후원금’으로 불린 유료 대화방 입장료는 ▲20만원 이상 ▲70만원 이상 ▲150만원 이상의 금액을 내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을 '머니S'에 전한 동호회 회원 A씨는 23일 “일주일에 3~4번 텔레그램 n번방과 비슷한 내용의 링크를 누군가 보내온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카톡 이름이 매번 바뀐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A씨를 통해 받은 해당 텔레그램 링크를 접속해본 결과, 이날 오후 3시34분 총 2615명의 참가자가 이곳에 속해 있었다. /사진=소다방 캡처
기자가 A씨를 통해 받은 해당 텔레그램 링크를 접속해본 결과, 이날 오후 3시34분 총 2615명의 참가자가 이곳에 속해 있었다. /사진=소다방 캡처

기자가 A씨를 통해 받은 해당 텔레그램 링크를 접속해본 결과 이날 오후 3시34분 현재 총 2615명의 참가자가 이곳에 속해 있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 계장은 '머니S'와의 통화에서 “텔레그램 n번방뿐만 아니라 이런 형태의 범죄 집단이 더 많을 것”이라며 “정확한 파악은 어렵다”고 말했다. 즉, 소다방 9번대피소와 같은 텔레그램 집단을 면밀히 조사하기 힘들다는 것.

하지만 그는 “이 같은 온라인 성착취물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 3월 현재까지 텔레그램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로 성착취 사건이다. 피해자는 중학생 등 미성년자를 대거 포함한다. '박사'라고 불린 n번방 운영진 조씨는 지난 16일 구속됐다. 경찰은 지난달 10일부터 경찰청과 각 지방청에 설치된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을 동원해 텔레그램과 다크웹, 음란사이트 등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 특히 텔레그램 n번방을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진 '갓갓' 등을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