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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대한민국 광복 80주년이다. 광복절이 단순히 '기념일'로 여겨지는 요즘, 그날의 의미를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우리들의 광복절' 특별전에 다녀왔다.
과거를 넘겨보는 3개의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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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기록' '기억' '추억' 등 3부로 나뉜다. 1부는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시민이 남긴 광복절의 기록물들이 소개된다. 그날의 감격과 절박함이 사진, 현수막, 필사 문서 등으로 실감나게 전시된다.
2부는 광복 이후 80년간의 기억이다. 해방 이후 세월에 따라 바뀐 광복절의 풍경, 기념식 포스터, 기념엽서, 행사 음반, 교육 자료 등을 통해 이날이 어떻게 시민의 일상에 스며들었는지를 보여준다. 3부는 광복절의 추억으로 마무리된다. 서울 시민이 직접 제출한 사진, 편지, 손글씨 엽서들이 모여 우리가 어떻게 '기념'을 일상에서 간직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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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외국인 방문객들의 모습도 많았다. 역사를 마주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그 의미를 향한 존중과 몰입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다는 걸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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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은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사전 신청을 통해 참가할 수 있다. 오는 16일에는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서 '되찾은 땅, 되찾은 노래'를 주제로 한 재능 나눔 음악회도 열린다. 이밖에 박물관 분관인 딜쿠샤와 경교장에서도 광복절 관련 특별전이 진행되고 있다.
"당신에게 광복절은 어떤 의미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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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는 묻는다. "당신에게 광복절은 어떤 의미였나" 그리고 말한다. "광복은 지난 일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억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재경 학예연구사는 "광복절은 더는 과거만을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시대와 시민의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돼 온 살아 있는 역사"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광복 8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함께 이어가야 할 미래의 광복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무더운 여름, 의미 있는 전시를 조용히 곱씹기에 서울역사박물관만큼 차분하고 실용적인 공간도 드물다. 익숙하지만 지나쳤던 도시 속 공간으로 걸음을 옮겨보자. 전시는 오는 11월9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광복절을 단순한 국경일이 아닌 당시를 살아낸 사람들의 구체적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방문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