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지난 2월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한국경제인협회 제64회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이브가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리며 반등에 성공했다. BTS 복귀 효과가 더해져 주가도 힘을 받았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귀국과 그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뇌관으로 남아 있다.

최근 하이브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과 견줘 10.2% 늘어난 7057억원으로 역대 2분기 최고치를 경신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9.5% 는 659억원을 냈다고 전했다. 순이익은 155억원으로 53.5% 증가했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주효했다. 이들 활동과 연관된 '직접 참여형 매출'은 4479억원으로 증가했고 공연 부문(1887억원)은 전년보다 31% 급증했다. 아티스트 월드투어와 팬 콘서트에 약 180만명이 함께했고 방탄소년단(BTS) 진과 제이홉의 솔로 투어, 세븐틴의 일본 팬미팅,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르세라핌의 월드투어 등이 성황리에 끝났다.

주가도 화답했다. 지난 7월30일(종가 기준) 25만500원이던 주가는 6일 25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고 실적이 알려진 7일 전날보다 7.1% 오른 27만7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8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가 4.86% 오른 29만1000원으로 마무리했다.

경영 실적은 좋지만 회사 분위기는 어둡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방시혁 의장의 주식 부정거래 의혹으로 관련 수사에 착수했고 올해 5월부터 금융당국이 조사를 이어간 데 이어 해당 사건은 검찰까지 가세했다. 여기에 국세청 조사4국까지 하이브를 겨냥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조사4국은 대기업의 대규모 탈세 의혹을 전담하는 부서로 조사4국의 등판은 국세청이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는 신호로 해석된다.


방시혁 의장은 지난 6일 오전 하이브 사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조속히 귀국해 당국 조사 절차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 의장은 "이미 금융 당국의 조사 시에도 상장 당시 상황에 대해 상세히 소명했듯이 앞으로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해 다시 한번 소상히 설명해 드리겠다"며 "이 과정을 거쳐 사실관계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며 겸허히 당국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부연했다.

방 의장의 결백 주장에도 정부 기조가 녹록지 않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가조작 '원스트라이크 아웃' 원칙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경고성으로 끝날 사안이라도 이제는 엄격한 사법 처리를 피할 수 없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수사는 범위와 참여 기관 모두 이례적이다. 경찰, 금융당국, 검찰, 국세청까지 사건 조사 권한이 있는 국가 사정기관이 총동원돼 한 기업을 조사하는 사례는 드물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수사의 파장이 단순한 기업 차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YG엔터테인먼트는 '버닝썬 게이트'가 전국을 강타한 2019년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법인세와 소득세 등 약 60억원을 추징당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2009년과 2014년 역외 탈세 혐의, 2020년 이수만 창업주와 법인 간 거래에서 법인 자금 유출 등 정황으로 조사4국 세무조사를 받았다.

단일 기관 중심으로 이뤄지던 엔터기업에 대한 사정당국 칼날이 하이브에선 전방위적 공세로 이어지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성공으로 엔터그룹 최초의 대기업 집단이 됐지만 이에 걸맞지 않는 기업 문화는 정부기관 '패키지 수사'의 표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