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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포치의 팔 문신(원 안)이 욱일기 문양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일자, 포치는 “한국인들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사진=마닐라 블러틴 캡처 |
사건은 포치가 팔에 새긴 문신을 공개하며 일어났다. 포치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실내에서 춤을 추는 쇼트폼 영상을 올렸다. 그가 들어올린 팔에는 중심에 심장이 있고 붉은 욱광 무늬가 퍼져나가는 문신이 선명히 보였다.
인스타 220만, 틱톡 1500만, 트위터 38만 등 SNS에 수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세계적인 인플루언서의 행동이어서 한국인들에게는 파문이 됐다. 욱일기와 욱광 문양은 일제강점기를 연상시키고 일본 제국주의와, 2차대전 중 구일본군이 저지른 아시아 침략전쟁을 상징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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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계 미국인 벨라 포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70만명에 이르는 인기 ‘인터넷 인플루언서’다. /사진=벨라 포치 인스타그램 |
포치의 사과와 문신 제거 약속 및 재발 방지에 대한 의지 표명은 대부분의 누리꾼들에 받아들여졌다. 문제는 포치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일부 한국 누리꾼이 국가 및 인종 차별 언사를 행한 점이었다. “가난한 필리핀” “못 배워서 무식한 나라” “작고 못생긴 사람들” 등 세계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발언이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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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포치가 지난 6일 쇼트폼 동영상 틱톡에 공개한 영상에서 그의 팔에 새겨진 문신이 ‘욱일기’를 연상케 해 논란이 일었다. /사진=포치 틱톡 캡처 |
사건이 당사자 벨라 포치에게서 일단락됐음에도 양국 누리꾼들의 충돌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 가운데 한국 누리꾼을 중심으로 “포치의 행동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사건은 이제 그의 손을 떠났고, 현재 벌어지는 인터넷 설전은 우리가 자초했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아이디 ‘we***’는 “사과를 받지 않겠다”며 “문신을 하려거든 공부를 먼저 하라”고, 포치의 사과 이후에도 비판을 계속했다. 또 “필리핀도 일본 지배를 받았다”는 등 국가와 국민 및 인종 차원의 지적을 이어가고 있다. 포치의 새 게시물에도 “응 욱일기”라는 답변이 달리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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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한국 누리꾼이 7일 벨라 포치의 사과에 답글로 “사과를 받지 않겠다”고 전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
자정을 요구하는 한국 누리꾼들은 “건전한 비판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공격하는 것은 한국에 대한 반감만 불러일으킬 뿐”이라며 행동 변화를 호소했다. 또 “젊은 세대가 역사를 잘 모르는 것은 어디에서나 공통적”이라며 “함께 소통하며 그들도 알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고 우군을 얻는 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국인의 오만함’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이번 사건에서 한국에 반감을 가진 필리핀인들이 ‘한국 내에서 인종 차별을 당한 경험’을 공유 중”이라며 “한 때 우리보다 잘 살았고 한국전쟁 파병 국가인데, 가난 운운하며 멸시하는 것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하는 격’”이라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작 벨라 포치는 미국 국적자”라며 “필리핀을 타깃으로 삼는 것도 어불성설”이라 밝혔다. 하지만 포치는 SNS 소개글에 필리핀과 미국 국기를 나란히 게시하는 등 필리핀계로서 갖는 정체성은 숨기지 않는 편이다.
국제 사회에서 일어나는 분쟁에서 누리꾼들은 ‘민간 외교관’이라고 일컬어지는 만큼, 보다 효과있고 현명한 말과 행동이 어떤 것인지 이번 ‘포치 욱일 문양 문신 사건’이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의 오만함’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이번 사건에서 한국에 반감을 가진 필리핀인들이 ‘한국 내에서 인종 차별을 당한 경험’을 공유 중”이라며 “한 때 우리보다 잘 살았고 한국전쟁 파병 국가인데, 가난 운운하며 멸시하는 것은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하는 격’”이라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정작 벨라 포치는 미국 국적자”라며 “필리핀을 타깃으로 삼는 것도 어불성설”이라 밝혔다. 하지만 포치는 SNS 소개글에 필리핀과 미국 국기를 나란히 게시하는 등 필리핀계로서 갖는 정체성은 숨기지 않는 편이다.
국제 사회에서 일어나는 분쟁에서 누리꾼들은 ‘민간 외교관’이라고 일컬어지는 만큼, 보다 효과있고 현명한 말과 행동이 어떤 것인지 이번 ‘포치 욱일 문양 문신 사건’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