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 심리적 압박감"…연상호 감독x유아인이 그려낼 '지옥' [BIFF](종합)

배우 유아인이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지옥' 오픈토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10.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등 배우들이 모여 사이비 단체를 배경으로 '지옥'을 그려낸다.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의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에는 연상호 감독과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김도윤이 참석했다.

'지옥'은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신설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됐으며, 6부작 중 3부작을 상영한다.


연상호 감독은 웹툰 원작인 '지옥'을 영상화로 결심한 것에 대해 "우선 영상화가 가능한가에 대한 그런 고민들이 있었다"라며 "그런 고민을 주변에다 나누다 보니까, 그 전부터 여러 얘기를 나누고 있었던 넷플릭스에 '지옥'이라는 작품을 하면 어떻겠냐고 얘기했고, 하자고 얘기가 와서 본격적으로 영상화에 대해서 얘기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현주(왼쪽부터), 원진아, 유아인, 연상호 감독, 양익중, 박정민, 김도윤이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지옥' 오픈토크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1.10.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화려한 캐스팅에 대해선 "정말 대단한 배우들이다, 원하던 배우분들인데 제가 드래곤볼 모으듯, 이제 용신을 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한분 한분 대본 갈 때마다 제발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까 유아인 배우가 며칠 동안 고민하는 척 했다고 했는데, 저는 그 시간 동안 정말 마음을 졸였다, 정말 짓궂다, 안 한다고 하면 큰일이라는 마음이었다"라며 "작품 미팅갈 때는 내가 어떻게 매력적으로 보일까 생각하며 배우분들 성향을 파악하고 호감을 얻기 위해 했다. 첫 미팅에서 본 모습은 배우 맞춤형 연기였다는 걸 밝히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주연을 맡은 유아인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우선 종교 단체, 신의 발자취를 찾는 연구단체의 수장을 맡고 있다. 뭔가 신비롭고, 속내를 드러내지는 않지만 또 '지옥'이라는 세계 안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자기 식대로 해석해서 논리적 구조로 프레이밍해서 사람들을 이끄는 역할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작품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제목이 너무 좋았다. 제목이 아주 뭐랄까, 도발적이라고 할까, 공격적이라고 할까"라며 "'지옥'이라는 콘셉트, 천국이나 선악을 다루는 콘셉트는 많지만 지옥을 전면으로 내세운 콘셉트는 어떨까, 연상호 감독님은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이비 대장 같은 역할이라고 감독님이 소개해주셨는데, 며칠 고민하는 척 했지만 바로 그자리에서 마음이 갔다"며 웃었다.

배우 김현주가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지옥' 오픈토크에 참석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2021.10.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극중 유아인에 맞서는 김현주는 "제가 이런 앙상블 작업을 해본 경험이 좀 거의 전무하다"라며 "그런 것들이 많이 흥미롭고 재밌을 수 있다는 생각에 결정하는데 가장 큰 요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 캐릭터는 새진리회와 맞설 수밖에 없는 캐릭터고, 끝까지 인간 세계를 인간다움으로 지키고자 하는 투쟁을 하는 역할이다"라고 소개했다.
박정민은 짧게 "제가 맡은 역할은 정진수 의장이 만든 새진리회라는 종교에서 지배하는 세상에 불만을 품고 있는 언론인, PD 역할"이라고 귀띔했다. 박정민과 부부로 호흡을 맞추게 된 원진아는 "일단 처음에 책 주셨을 때 연상호 감독님의 세계관을 볼 수있다는, 누구보다 먼저 볼 수 있으니 값진 상황이라 생각했고 '지옥'이라 제목이 주는 느낌이 강렬했다"며 "대본을 보면서도 정말 몰입이 잘 되고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 이 작품에는 정말 참여를 안 하면 후회가 되고 될 것 같아서 기쁘고 참여했다"고 밝혔다.

특히 원진아는 "사실 제가 나오지 않는 부분도 있어서 그 부분이 궁금했고, 봤을 때 책에서 느꼈던 충격, 느꼈던 감정을 눈으로 보니까 새롭게 느껴졌다"며 "제가 이런 장르의 작품을 처음 하는 거라 괴물, 천사의 형상이 어떻게 표현될지 굉장히 궁금했다. 감독님이 중간에 살짝 보여줬는데 그게 영화 안에 잘 묻어나서 신기했고, 약간 무서운데 희열을 느꼈고, 심리적으로 오는 압박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 2021.10.7/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양익준은 ''지옥'에서 액션을 소화했다'는 말에 "전 그냥 지옥의 사자한테 한 방 맞고 뻗었다"라며 "지옥의 사자와 어떤 액션 스킨십이 있긴 한데 이게 지옥의 사자는 인간이 상대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힘을 지니고 있어서 제가 액션을 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어서 리액션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극중 새진리회 신자로 이를 부흥하기 위해 애쓰는 역할을 맡은 김도윤은 "감독님께서 이러이러한 작품의 캐릭터가 있는데 한번 해보자고 말씀하셔서, 제가 웹툰으로 먼저 봤다"라며 "그런데 어마어마한 작품이었고, 이게 어떤 시각적인 공포보다는 심리적으로 무섭고 현실같지 않은데 현실 같은 공포가 있었다. 그래서 너무 하고 싶은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상호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춘 유아인은 연 감독의 매력에 대해 "정말 빨리 찍으신다는 게 장점"이라며 농담을 건넨 뒤, "하고자 하는 이야기나 갖고 계신 메시지, 그리고 어떤 세상에서 영화 감독으로서 자신을 포지셔닝하는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들 다 너무 매력적이었고, 제일 매력적이었던 것은 유쾌함이다. 그 모든 것을 가졌지만 유쾌함을 가지지 않은 사람과는 힘들어서 일하기 싫은데, 현장에서 정말 편하게 이끌어주셨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현주는 특히 "유아인을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는 배우인데, 이번에 많은 신을 같이 하지는 못했다"라며 "딱히 좋지 않아도 되는 호흡이라 다음에 만나면 제대로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고, 이에 유아인도 "저도"라며 화답했다.

배우 원진아, 유아인(오른쪽)이 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지옥' 오픈토크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1.10.8/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김현주는 향후 영화 작업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어렸을 때 몇 번 실패하면서 마음의 문을 닫았던 기억이 나는데, 오히려 지금은 그걸 극복할 수 있는 강한 마음이 생겼고 앞으로 여러 계획을 세우고 있다"라며 "영화나 드라마 장르를 떠나서 두렵지 않고 겁내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최근에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아인은 부산과의 인연에 대해 언급,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작품이 있다. 그게 제 첫 영화이고, 그걸 본 게 부산영화제였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래서 의미가 깊은데 처음이다 보니까. 내 안에 생겨나는 좋은 느낌이 있어서 그 영화를 좋게만 추억했는데, 최근에 아주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너무 이상하게 연기를 해서 연기를 너무 못해서 크게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라며 "그땐 '괜찮게 했었는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오랜만에 보니까 정말 형식적이고 아무런 기술도, 감정도 뭣도 없는 그런 연기를 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내가 내 스스로 항상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는 것 같지만 착각 속에 빠져 살 때가 많다는 걸, 주변 평가를 듣고 바라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지옥'은 오는 11월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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