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여의도대교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삼성물산의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사진은 여의도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1

하반기 서울 내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여의도대교아파트 재건축사업의 경쟁 입찰이 무산됐다. 사업 초반 수주 의지를 피력했던 롯데건설이 불참하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하면서 무혈입성 가능성이 커졌다.

2일 여의도대교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이 삼성물산 단독 참여로 유찰됐다. 삼성물산은 이날 조합에 입찰보증금 400억원을 전액 현금 납부하며 참여를 확정했다.


당초 롯데건설도 대교아파트에 홍보 현수막을 설치하며 입찰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의 2파전 구도가 예상됐지만 수주 경쟁은 성사되지 않았다.

롯데건설의 불참 결정은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 재건축 사업 등 다른 사업지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의도와 강남을 동시에 공략하기보다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한 곳의 입찰을 고사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조합의 발주조건을 검토한 결과 최고의 사업조건으로 입찰이 어렵다고 판단해 불참했다"며 "향후 개포우성4차 재건축,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등 주요 사업지 수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조건 불리 판단에 철회… "개포우성4차·성수4지구 집중"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1호 대상지인 대교아파트는 지난달 29일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취득하며 여의도 재건축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일대 재건축 아파트. /사진=머니투데이

대교아파트 재건축은 1975년 준공된 576가구 단지를 지하 5층~지상 49층, 4개 동, 총 912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조합이 제시한 3.3㎡(평)당 공사비는 1120만원(총 공사비 7721억원)으로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1호 대상지인 대교아파트는 지난달 29일 여의도 재건축 가운데 처음으로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취득하며 사업 속도 면에서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한강변이라는 상징성과 입지, 높은 사업성도 업계의 관심을 끄는 요소다. 앞서 지난 7월 열린 현장 설명회에는 삼성물산, 롯데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등 7개 건설업체가 참석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회사는 입찰 참여 계획을 철회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과 지난달 강남구 개포우성7차 재건축에서 시공능력 2위 현대건설, 3위 대우건설과 각각 맞붙어 승리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도가 있고 금융 혜택 등 사업 조건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회사 배경 덕에 조합원들이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경쟁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단독 입찰한 삼성물산의 시공권 확보가 유력한 상황이다. 조합은 오는 10일 오후 3시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고 다음달 2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을 마감한다.

조합 측은 현재로선 경쟁 입찰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의도대교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수의계약 가능성을 예단하긴 이르다"며 "경쟁 입찰이 성사돼야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조건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오는 10월 조합 총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번 입찰이 유찰됨에 따라 향후 사업 일정도 일부 지연될 전망이다. 조합 관계자는 "법적 절차 등에 따라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