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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시작된 스타들을 둘러싼 가짜뉴스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문제는 열애설, 이혼설, 투병설, 사망설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하게 스타를 괴롭히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더해 '카더라'식 가짜 뉴스를 그대로 믿는 시청자 수가 적지 않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축복 속에서 결혼한 김연아-고우림 부부가 파경에 이르렀다는 가짜뉴스가 유튜브를 통해 확산됐다. '긴급속보 피겨스타 김연아 고우림과 이혼 속보! 바람 폭로 증거 모음, 눈물 흘리는 김연아 카메라에 잡힌 장면'이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 따르면 김연아와 고우림은 지난 11일 자로 이혼했고 사유는 임신 중인 김연아를 두고 고우림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이다. 채널은 설득력을 얻기 위해 국내 유력 매체를 통해 보도된 것처럼 꾸몄지만 언급된 매체는 이 같은 보도를 내놓은 적이 없다. 영상에는 누구도 댓글을 남기지 못하도록 댓글 창을 닫아놓은 상태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도 가짜 뉴스로 피해를 입었다. 한 유튜버는 영상을 통해 남편과 일찍이 사별한 임영웅의 모친이 최근 암 진단을 받고 항암을 시작했으며, 임영웅은 옆에서 간호를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임영웅의 모친이 최근 운영하던 미용실 문을 닫은 것도 항암치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상은 모두 조회수에 따른 수익을 노린 가짜뉴스다. 임영웅의 모친이 최근 가게 문을 잠시 닫은 것은 사실이지만 암 투병이 원인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임영웅 팬이 미용실로 몰리자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125만회를 돌파하며 수많은 우려를 낳았으나 거짓임이 판명났다.
앞서 김혜은은 지난 12일 김영옥이 사망했다는 가짜 뉴스를 접하고 오열한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나쁜 유튜버의 가짜 뉴스에 얼마나 울었는지. 식사 한 번 못 모신 그 후회를 어찌했을꼬"라고 덧붙였다.
지난 13일에는 기자 출신 연예 유튜버 이진호를 통해 '반박 불가? BTS 정국 ♥ 이유비 열애 증거 팩트체크해 보니…(feat 견미리)'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진호는 "정국과 이유비가 과거에 만났던 것까지는 확인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이후부터는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아무런 관계가 아니다'라고 부인했으나 이진호는 "증거를 봤을 때 과거에도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면서 두 사람의 열애설을 제기했다.
이처럼 각종 사진 자료와 실제 기사의 형식을 따라하는 등 유튜브 발 가짜 뉴스는 날이 갈수록 더욱 교묘하고, 치밀해지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로 인해 수많은 스타와 가족, 팬들은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연예인 당사자나 소속사도 가짜뉴스에 대해 해명 입장을 발표하지만, 잘못된 소문을 바로 잡기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는 유튜브 등 1인 미디어는 '방송'으로 분류되지 않아 정정·반론 보도 등의 방법으로 가짜뉴스를 규제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나 방송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피해를 본 피해자가 개별적으로 이들을 사이버 명예훼손죄로 고소해 수사기관에서 처벌하는 방법뿐 딱히 처벌할 방법이 없다. 가짜뉴스를 처벌하는 법령 마련도 중요하지만 가짜뉴스를 가리고 믿을 만한 정보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대중들의 수용 능력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