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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혈액제제 강자' GC녹십자, 독감백신 더해 세계로 '쭉쭉'
②GC녹십자 "R&D서 퀀텀점프"… 희귀질환 신약·프리미엄 백신 개발 속도
③성장하는 GC녹십자, 여전한 수면 아래의 후계 구도
①'혈액제제 강자' GC녹십자, 독감백신 더해 세계로 '쭉쭉'
②GC녹십자 "R&D서 퀀텀점프"… 희귀질환 신약·프리미엄 백신 개발 속도
③성장하는 GC녹십자, 여전한 수면 아래의 후계 구도
숙부와 조카가 공동 경영 중인 GC녹십자(녹십자)그룹 지배구조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삼남 허용준 GC(녹십자홀딩스) 대표와 허일섭 GC 회장이 그룹 경영을 이끄는 상황에서 허일섭 회장 일가의 지주사 GC의 지분 매입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GC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이란 게 표면적인 해석이다. 하지만 GC녹십자그룹에 '왕좌가 없다'는 점에서 후계 경쟁 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GC의 최대주주인 허일섭 회장은 지난 7월7일과 10일 이틀 동안 장내 매수를 통해 GC 주식 2만주(2억7795만원 규모)를 사들였다. 허일섭 회장의 지주사 주식 매입은 2020년 3월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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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매입하는 허일섭 회장 일가, 움직임 없는 고 허영섭 회장 일가
올 들어 허일섭 회장 일가의 지주사 지분 매입 시도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허일섭 회장의 장남 허진성 GC 전략기획부문 성장전략실 실장은 지난 4월21일과 25일 GC 주식 총 3만주를 장내매수 했다. 차남 허진훈씨도 같은 달 3만주를 사들였다. 액수로는 각각 4억7680만원과 4억6674만원 규모다.허일섭 회장 일가의 잇단 지분 매입 배경엔 GC의 주가 하락이 자리한다. GC의 주가는 지난 1일 종가기준 1만3970원으로 2021년 1월4일 5만36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73.9% 떨어졌다. 과거 허일섭 회장 일가와 동시에 지분 매입에 나섰던 허은철 대표와 허용준 대표에겐 이렇다 할 주식 매수 움직임이 없다. 2020년 3월 허은철 대표와 허용준 대표가 각각 GC 주식 2만주와 5만주를 사들인 게 마지막이다.
GC의 지배구조는 현 GC녹십자그룹의 사실상 창업주로 평가받는 고 허영섭 회장이 2009년 타개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당시 허영섭 회장은 GC 지분 12.3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유언을 통해 보유주식 56만주 중 30만주를 회사재단으로, 나머지 26만주는 부인과 허은철 대표, 허용준 대표에게 각각 나눠줬다. 이는 2대 주주였던 허일섭 회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GC의 지배구조는 크게 두 덩어리로 나뉜다. 지난 7월 기준 지분 12.20%를 보유한 허일섭 회장이 최대주주로 자리해 있고 부인 최영아씨 0.33%, 허진성 실장 0.75%, 장장녀 허진영씨 0.27%, 허진훈씨 0.70% 등 총 14.25%를 보유했다. 고 허영섭 회장 일가는 허은철 대표(2.60%)와 허용준 대표(2.91%)를 합한 5.51%다.
이 같은 지분에도 숙부와 조카의 공동 경영 체제는 별다른 잡음 없이 유지되고 있다. 2015년 허은철 대표가 GC녹십자 수장으로 올라섰고 허용준 대표는 2017년 GC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핵심 사업사인 GC녹십자는 꾸준한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허은철 대표 취임 이후 GC녹십자는 1조478억원의 매출을 기록,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후 꾸준한 성장을 거듭했고 2022년 전년 대비 11.3% 증가한 1조711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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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 잡은 공동 경영… 3대 공익법인도 역할
허일섭 회장 일가가 올 들어 잇단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공동 경영체제에 균열이 생긴 게 아니냐는 시각도 팽배하다. 허일섭 회장은 1954년생으로 올해로 69세다. 당장 기업 경영에서 손 뗄 시기는 아니지만 물러날 시기가 다가오는 것은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녹십자그룹의 후계자는 여전히 미정이다.업계에선 허은철 대표와 허용준 대표가 현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허일섭 회장의 장남이 미래전략 사업사를 지휘하는 방식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실제로 허진성 실장은 그룹의 글로벌 전진기지 역할을 맡는 녹십자바이오테라퓨틱스(GCBT)의 상무이면서 GC셀과 GC가 출자한 특수목적법인 코에라의 대표를 맡고 있다. GCBT는 캐나다 법인으로 녹십자의 주력사업인 혈액제제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이며 코에라는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 업체인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했다.
3대 공익법인의 존재도 현 경영체제의 유지에 힘을 싣는다. 실질적인 지분 경쟁에선 허일섭 회장 일가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3대 공익법인(목암생명과학연구소 8.72%, 미래나눔재단 4.38%, 목암과학장학재단 2.1%)의 GC 지분율은 15.21%다. 자칫 허일섭 회장이 경영 승계를 단행할 경우 공익법인이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는 만큼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